베를린 '소녀상' 철거 움직임에…서경덕 '일본 억지주장에 속지말라'

日 외무상 만난 베를린 시장 "변화 중요"

독일 베를린 시장이 일본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항의 메일을 보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소녀상. [이미지출처=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서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베를린 소녀상은 설치 직후인 2020년 10월 관할 미테구청이 철거를 명령했으나,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으로 현재 보류된 상황"이라며 "그동안 일본 정부는 전 세계 각지에 있는 소녀상이 한국의 일방적 입장을 담고 있다며 철거를 계속해서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의 해당 발언은 독일 베를린시 카이 베그너 시장이 소녀상 철거를 시사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앞서 베를린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베그너 시장이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도쿄에서 회담하고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녀상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베그너 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그너 시장은 베를린과 도쿄의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군 '위안부'. [이미지출처=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이에 서 교수는 베그너 시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 "당신은 일본만의 억지 주장에 속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함께 첨부하며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게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그너 시장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시사하자 국내 시민단체들도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독일 시민들이 세운 소녀상 철거를 위한 대화에 연방정부와 독일 주재 일본 대사가 무슨 권한으로 참여한단 말인가"라며 "독일 연방정부까지 나설 정도로 일본 정부의 압력이 거세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녀상은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전시 성폭력에 경종을 울리는 보편적 여성 인권의 상징물"이라며 일본 정부를 향해 "무도하고 악랄한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