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원기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분증 모범사례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대한민국 정부의 모바일 신분증이 민간 앱 개방을 통해 더 혁신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채로운 경제 생태계를 열며 저변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초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2023년 6월부터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을 발급해 온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20일 삼성월렛(구 삼성페이) 앱을 통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 발급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정부의 ‘모바일 신분증’ 앱을 다운받지 않고도 삼성월렛을 통해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전인 지난 2월 기준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약 221만건,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은 약 1만건 발급이 이뤄졌다.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첫 번째 사례에 해당하는 삼성월렛만 해도 국내 가입자 1700만명에 달한다. 행정안전부는 나아가 삼성월렛 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 앱으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신분증 발급 건수 및 이용률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앱들의 가입자 수에 힘입어 발급 건수 증대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앱이 제공하는 결제 기능, 제휴처 혜택 등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모바일 신분증 이용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령 예전에는 국가보훈 대상자가 비대면으로 영화를 예매할 때 먼저 티켓 비용을 전부 지불하고, 영화관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한 후 현장에서 차액을 환불받아야 했지만 민간 앱에 모바일 신분증이 담기면서 비대면으로도 모바일 신분증으로 바로 유공자 신분을 확인하고, 할인된 가격으로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민간 앱 기업의 자체 파트너십에 따라 다양한 생활 편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가령 연령에 따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 상점, 학원, 티켓 구매, 각종 멤버십 등 다양한 서비스 이용 시에도 민간 앱을 통해 신분 증명과 할인 혜택 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민간 앱에 모바일 신분증을 담으면 신원 확인이 필요한 다양한 경제활동 및 서비스 이용을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추후 더 다양한 민간 앱으로 모바일 신분증이 확산하면 각 앱의 자체 프로모션 및 자사 서비스 연계, 제휴 파트너들과의 연계 등을 통해 더욱 다채롭고 무궁무진한 모바일 신분증 경제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 높아진다.
이처럼 민-관 협력을 통한 모바일 신분증 저변 확대는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디지털 ID 리더십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선도 국가로서 주목받는 것도 당초 민간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의 모바일 신분증 발급 시스템은 IT 보안·인증 플랫폼 기업 라온시큐어가 블록체인 디지털 ID 기술로 구축했다. 라온시큐어는 데이터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서버 노드와 FIDO(생체인증) 등으로 구성된 블록체인 기반 자사의 분산 신원 인증(DID) 플랫폼을 활용해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서 라온시큐어는 해당 기술로 행정안전부 모바일 운전면허증, 병무청 간편 인증 앱, 세종시 자율주행 자동차 플랫폼 등 다양한 기관에 도입되며 기술력과 안정성이 검증된 바 있다. 라온시큐어는 이처럼 검증된 사례들을 통해 확보한 역량을 활용해 자사 블록체인 기반 신원·자격 인증 통합 플랫폼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구현한 ‘옴니원 디지털아이디(OmniOne Digital ID)’를 내세워 공공 부문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각종 인증 서비스 생태계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모바일 신분증 강국으로 거듭나기까지는 디지털 정부 리더십을 굳건히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우수한 민간 테크 기업의 기술력, 독보적인 시장 입지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낸 결과”라며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은 이러한 시너지를 더욱 높여 K-DID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