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키사스(Qisas)'는 이슬람 사회의 처벌 방식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왕국의 함무라비 법전에 등재된 '눈에는 눈, 이에는 이(Eye for eye, and tooth for tooth)'라는 구절을 원칙으로 한 '당한 만큼' 보복하는 등가 보복 처벌 방식이다.
이슬람 사회는 이슬람교의 유일신 알라의 계시를 담은 경전 '쿠란'을 바탕으로 만든 이슬람의 율법 '샤리아(Sharia)'를 준수한다. 신의 뜻을 따르는 올바른 삶의 방식이라는 의미의 샤리아는 중범죄로 형량이 대체로 정해진 '핫드(??dd)'와 재판관이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타지르(ta‘zir)'로 나뉜다.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이란인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테헤란 EPA/연합뉴스]
핫드에 해당하는 범죄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인데, 참수·투석·손발 절단·태형 등으로 처벌한다. 그 외의 경범죄는 '카디(판사)'가 판결하는 타지르로 결정된다. 핫드든, 타지르든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키사스'다.
살인한 자나 상해를 가한 자를 죽이거나. 상해를 가할 수 있는 권리가 피해자나 피해자의 상속인에게 주어진다. 단, 이 보복은 가해자가 성인이고 충분한 지능을 갖춘 자여야 한다. 등가 보복 대신 피의 대가로 일종의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도 인정된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시점과 공격 수위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부터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이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자 수가 3만3000명을 넘어서면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했다. 최대 우방인 미국조차 확전을 부를 재보복을 자제하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르면 이날 이란에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격 수위는 국제사회의 반발을 고려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가 회의를 거쳐 이란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대이란 대응 공격 수위에 대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및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에 대해 대규모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또, 비례 대응 원칙인 '키사스'에 따라 이란과 동일하게 이란 내 본토를 공격하되 민간시설이 아닌 군사시설 위주로 타격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스라엘이 보복할 경우 이란이 더 큰 보복을 시사한 만큼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들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