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스페인과 아일랜드가 이를 위한 동맹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신임 총리가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회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법에 대한 국제적 지지 확보를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날이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가 되면 스페인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움직임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들 국가의 이름이나 구체적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이스라엘 국민과 팔레스타인 국민은 모두 안전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신앙과 전통을 가진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함께 사는 지역에서는 동등한 주권과 존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체스 총리는 가자지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가는 것이며, 우리는 다른 이들도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면 다른 국가들도 동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낸 것이다.
산체스 총리는 아일랜드 방문 전에도 노르웨이를 찾아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스퇴레 총리 역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으나, “다만 문제는 시기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산체스 총리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줄곧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집트의 가자지구 국경 지역을 방문해 “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을 인정해야 한다”며 “스페인이 단독으로라도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아일랜드 역시 유럽 내에서 팔레스타인의 가장 강력한 우군으로 꼽힌다. 지난 1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일랜드 국민 71%가 팔레스타인인들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정권하에 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리스 총리와 산체스 총리 두 정상은 내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를 안건으로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