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축구 리그에서 관중이 경기에 패한 선수에게 채찍질을 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알자지라 스포츠 등 외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빈 자이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슈퍼컵 결승전 직후 일어난 사건을 보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알 이티하드는 이날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 라이벌 알 힐랄에게 1대 4로 완패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빈 자이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슈퍼컵 결승전에서 알 이티하드를 4대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알 힐랄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알 이티하드는 지난해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카림 벤제마(36)를 2억유로(약 2948억원)의 연봉에 데려왔고, 그 외에도 은골로 캉테, 파비뉴 등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최근 줄곧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알 이티하드는 1위 알 힐랄보다 승점 30점이 뒤져 리그 4위에 머물러 있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에는 경기 종료 후 알 이티하드 쪽 관중석에서 팬들의 거센 원성과 야유가 쏟아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모나코 출신의 공격수 압데라자크 함달라(34)가 선수 통로로 이동하던 중, 자신을 향해 비난을 퍼붓던 팬들에게 손에 든 생수병에 담긴 물을 뿌리며 자극했다.
경기 직후 압데라자크 함달라(오른쪽)에게 한 남성 관중이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이미지 출처=X(엑스, 구 트위터) 캡처]
그러자 관중석 난간 가까이 있던 이슬람 전통의상 차림의 한 남성이 갑자기 채찍을 꺼내 함달라에게 휘둘렀다. 채찍에 몸을 맞은 함달라는 격분해 남성에게 달려들었고, 그 남성도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이어 동료 선수와 팀 스태프들이 뛰어와서 함달라를 말렸고, 채찍을 든 남성도 다른 관중들에게 제지당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함달라를 채찍으로 때린 관중은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 레코드는 “이 사건으로 인해 알 이티하드 선수들이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