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밖으로 눈 돌리는 월가…韓·대만 등 신흥시장 AI주 주목

"미국 기술주 지나치게 올라…신흥시장 저평가"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미국 밖으로 눈을 돌려 신흥 시장에서 '제2 엔비디아'를 찾는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3배 뛰는 등 지난 1년간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골드만삭스는 AI 공급망 내 제조업체들, JP모건은 AI 리더로 변신하는 전통적인 전자 제조업체, 모건스탠리는 AI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는 비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등 신흥 시장에서 유망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지타니아 칸다리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AI를 신흥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에는 반도체 등 직접적인 AI 수혜주에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AI를 도입해 수익을 높이는 다양한 업종 기업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신흥시장 AI 관련주를 주시하는 이유는 아직 미국 주식보다 저평가됐다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칸다리 CIO는 미국 기술주가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점점 더 신흥 시장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AI 주식은 올해 신흥 시장에서 1조9000억달러(약 2568조원)에 달하는 반등을 주도했다. 특히 한국에선 SK하이닉스, 대만은 TSMC 같은 반도체 회사가 상승의 9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의 AI 주식은 여전히 미국과 비교해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주가대비이익의 35배에 거래되는 반면, 아시아 AI 기업들의 가치는 12~19배 사이로 평가된다. 주가대비이익이 TSMC 19.1배, 삼성전자 15.7배, 폭스콘 모회사인 혼하이 정밀공업 13.5배, SK하이닉스 11.5배로 평가된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게다가 신흥 시장 기업은 더 빠르게 성장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신흥 시장 기술 기업 전체 수익이 61% 증가했다고 본다. 이는 미국 기술 기업의 수익이 20% 증가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한편, 신흥 시장 AI 주식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블룸버그는 신흥 시장은 미국과 밀접하게 연결돼있어서 미국에서 AI 매도세가 시작되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승세가 다른 부문으로 확대될 경우 AI 기업들이 다른 산업에 따라잡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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