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청와대 영빈관(迎賓館)의 철저한 원칙주의 경호가 대통령실 참모진 사이에서 화제다. 영빈관은 외국 국빈들 영접과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공식 행사 등을 진행하는 장소다. 1978년 12월 준공됐으며 현재 청와대 현대식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상징적 건물이기도 하다. 지난 20일에는 우리나라가 개최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영빈관에서 열려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등 각국 장·차관급 대표가 참석하기도 했다.
영빈관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두철미 경호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엄격하다 보니 가끔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도 예외는 아니다. 행사장 출입을 위해 금속탐지기(MD)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함은 기본이고 때로는 전신 수색을 당하기도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관섭 비서실장이 영빈관에 급히 들어가야 할 때가 있었는데 경호처의 깐깐한 검사로 시간이 지체된 적이 있다"면서 "옆에서 보다 못한 또 다른 참모진이 '비서실장이십니다'라고 귀띔까지 했지만 경호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리나라 안보 컨트롤타워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조차도 경호처의 검사대를 쉽게 통과하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는 "영빈관은 평소 일반인에 공개되지만, VIP(대통령) 행사가 있을 시에는 경호처에서 MD 엑스레이 통과 등 전반적인 경호 상황을 꼼꼼히 챙긴다"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원칙을 지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진행하면서 경호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철저한 원칙주의 대응을 하기에는 무리라 더욱 진땀을 뺀다고 한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 프로그램 참관을 위해 전남 무안군 오룡초를 방문했는데,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아이들이 일시에 몰려들면서 경호 인력이 고충을 겪는 일도 있었다.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준비해온 막대사탕을 선물하거나 친필사인을 간곡히 요청하는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이들이 처음 윤 대통령을 만나면서 기뻐하는 상황이라 경호에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에서 진행되는 외부 행사의 경우 경호처 인력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현지 경찰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