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먹기 전, 쿠폰 확인하셨나요? '반값' 됩니다[헛다리경제]

⑫앱에서 뿌리는 12~52% 할인 쿠폰
"횡재한 느낌, 알고 보면 개인정보 대가"

편집자주좀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똑똑한 경제활동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헛다리를 짚은 경우가 많다. 기업 마케팅에 속거나 순간적 이득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하면 결국엔 피해 보는 쪽은 소비자다. 일상생활 속 대상을 잘못 파악하고 일을 그르친 '헛다리' 짚는 경제활동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직장인 김유진씨(36)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 갈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주문한다. 앱 화면에 등장하는 '할인쿠폰'을 활용하면 일반적으로 세트 메뉴를 20% 정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할인쿠폰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것을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 KFC,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 전용 앱을 직접 다운받아 회원가입을 한 뒤 할인율을 확인해봤다.

앱 직접 사용해 보니 최대 52% 할인

사진=KFC, 버거킹, 맥도날드 앱 캡처

버거킹 앱은 다운받자마자 '신규가입'을 환영하며 세트 메뉴 50%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오늘 내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발급됐는데, 갈릭불고기와퍼를 4400원(정가 7400원)에 구매할 있는 쿠폰이다. 할인율로 따지면 40%다. '회원 가입'만 하면 앱 화면에는 13~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쿠폰들이 보인다.

맥도날드 앱도 12~52%의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M오더' '매장결제' 모두 가능한데 빅맥세트를 오후 한정 61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신규 고객은 불고기버거를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도 받을 수 있다.

버거킹과 맥도날드가 할인율을 내세웠다면 KFC는 보다 직관적으로 할인된 가격을 명시했다. 징거더블다운팩을 2만12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핫크리스피통다리 2조각은 8400원인데 52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2100원짜리 코울슬로도 1500원, 텐더 4조각도 6000원인데 1500원 할인받은 4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롯데 잇츠 앱에서는 롯데계열사 크리스피크림 도넛,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롯데리아의 '이달의 쿠폰'을 활용하면 왕돈까스버거, 포테이토, 치즈스틱, 콜라를 1만1800원에서 19% 할인받은 95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엔젤리너스 음료도 29% 할인받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 체인 배스킨라빈스는 해피포인트 앱 이벤트를 통해 콘 메뉴 1+1, 또는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할인 쿠폰을 모바일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한데 3000~4000원 할인이 가능하다.

할인 쿠폰 혜택 활용, 결국은 소비자의 몫

식음료 가격은 해마다 인상되지만 정가에 사지 않아도 될만큼 할인쿠폰은 넘쳐난다. 그렇다면 할인 쿠폰을 받지 않고 정가로 구매하면 똑똑하지 않은 소비자인걸까.

이은희 인하대학교 교수는 "할인 쿠폰이 공짜라고 생각하는데 앱 가입할 때 기입한 정보에 대한 대가"라며 "횡재한 느낌을 받겠지만, 사실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앱 회원 가입할 때 필수로 채워야 하는 칸들은 곧 개인 신상 정보고, 앱을 통해 구매한 이력은 해당 기업의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정답은 없다"며 "쿠폰을 받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경로가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똑똑한 소비자다. 활용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앱 말고도 문자를 통해서도 할인쿠폰을 발송하는데, 쿠폰의 제품 구매 타깃 도달률이 중요하다"며 "할인 쿠폰을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제공해, 상대적으로 앱 사용이 적은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기획취재부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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