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일본의 괴수 영화 시리즈 '고질라 마이너스 원(-1)'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탄 가운데, 배우들이 신은 일명 '고질라 신발'이 글로벌 누리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신발은 밑창에 고질라를 연상케 하는 장식물을 덧댄 디자인이 특징이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변'이 펼쳐졌다. 일본 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크리에이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미션 임파서블' 등 거대 자본 미국 영화를 제치고 시각효과상을 거머쥔 것이다. 이 뉴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고질라의 고향인 일본에서도 주목받았다. 영화 제작진은 시상식에서 "40년 전 할리우드 '스타워즈' 등 여러 작품에서 일했다"며 "이후 할리우드에서 멀리 있다가 드디어 오스카 무대에 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누리꾼의 이목이 쏠린 건 영화나 특수효과뿐만이 아니었다. 야마자키 감독 및 주요 제작진 4명이 레드카펫 앞에 선 당시 신은 일명 '고질라 신발'에도 관심이 쏠렸다. 고질라 신발은 구두 뒷굽에 괴물 고질라를 연상케 하는 우툴두툴한 질감의 장식물이 달린 독특한 신발이다.
고질라 신발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했고, 이미 "파격적이다. 절대 잊지 못할 디자인", "어디서 살 수 있는 거냐" 등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화제의 고질라 신발은 누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걸까. 일본 의류 브랜드 기업 '하자마(ha|za|ma)' 소속 디자이너인 마츠이 료스케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고질라 영화의 무대 인사용으로 해당 신발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11일(현지시간) 일본 후지 뉴스 네트워크(FNN)와 인터뷰에서 마츠이 디자이너는 "고질라 슈즈는 영화 상영 당시 무대 인사 이벤트에서 사용됐고, 협업 상품으로 기획돼 지난해 말 수주 판매도 진행했다"며 "그리고 이번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됐을 때 시상식에 참여하는 4인을 위해 특별히 납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제작 및 판매는 지난해 12월 이미 종료됐지만, 재료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츠이 디자이너는 "향후 재판매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신발) 제작 단계에서도 반향이 크다는 소식이 있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격은 남성용 드레스 슈즈는 8만8000엔(한화 78만원), 여성용 힐은 7만8000엔(68만원) 수준으로 고려 중이며, 수요가 예상보다 클 경우 제조 수량을 늘릴 계획도 있다고 한다.
마츠이 디자이너는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직접 신발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올린 포스트에서 "고질라 신발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판매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본다. 이 신발은 저희 브랜드가 제작한 것"이라며 "아직 판매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구매 의향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정보를 퍼뜨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