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페이, 4월 펫보험 출격…손보사 빅5 손잡았다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서 펫보험 판매
국내 펫보험 가입 1%대…업계 "블루오션"
PM요율·수수료율 협상이 관건

올해 초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출범한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 4월부터 펫보험(반려동물보험)이 입점한다. 핀테크업체 중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가장 먼저 국내 빅5 손해보험사와 손잡고 상품을 내놓는다. 플랫폼(PM) 요율과 수수료 갈등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자동차보험과 달리 펫보험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빅5 손보사는 최근 카카오페이와 협력해 4월부터 보험 비교 플랫폼에 펫보험을 내놓기로 했다.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중에서 내달 펫보험을 선보이는 곳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중소 핀테크업체는 펫보험의 흥행 여부를 지켜본 뒤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펫보험은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비나 타인의 반려동물에 입힌 피해배상액, 장례비용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이다. 현재 국내에서 펫보험을 판매 중인 손보사는 11곳이다. 카카오페이는 이 중 빅5와 계약을 성사하면서 상품 구색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우선 빅5 손보사 펫보험을 시작으로 점차 입점 보험사와 상품군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펫보험 가입률은 아직 1%대에 그칠 정도로 손보업계에서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반려인구가 늘면서 펫보험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 11억2000만원이었던 펫보험 원수보험료는 2020년 153억9500만원, 2022년 287억5400만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보험가입 건수도 7005건, 3만5415건, 7만1896건으로 증가했다. 2022년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602만가구, 양육인구는 1500만명이다.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2022년 기준 반려견은 545만, 반려묘는 254만마리로 추정된다.

다만 보험 비교 플랫폼에서 펫보험이 흥행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PM요율 문제다. PM요율은 플랫폼 전용 보험료율로 개별 보험사를 통해 대면이나 다이렉트채널(CM), 텔레마케팅(TM) 등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비싸다. 지난 1월 보험 비교 플랫폼에 자동차보험이 입점했을 때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빅4 손보사가 PM요율을 도입하면서 논란이 됐다. 보험 비교 플랫폼 출범 이후 한 달간 이용자 대비 자동차보험 계약 체결 비율은 5%에 불과할 정도로 흥행이 저조했다.

빅5 손보사와 카카오페이는 이달 중 펫보험의 보험료율과 수수료율 등의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가 있으니 PM요율을 높게 책정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펫보험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계약사항이 다르겠지만 PM요율 적용 여부에 대해선 손보사들이 달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펫보험의 경우 손보사와 핀테크업체가 윈윈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협상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뺏어가기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보험과 달리 펫보험은 아직 초기시장"이라며 "보험사가 자사 채널뿐 아니라 플랫폼 등을 통해 일단 시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보험료율이나 수수료율 등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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