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다시 2조 증가…가계부채 비율, 42개국 중 4번째

2월 주요 은행 가계대출 잔액 10개월째 증가…증가폭은 주춤
주택담보대출 2조1744억원 증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스위스·호주·캐나다 이어 4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대출은 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폭은 8개월 만에 가장 낮았지만,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전 세계 선진·신흥시장 42개국 중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더욱 견고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371억원으로 지난 1월 말과 비교해 7228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가계부채 관리대책에 대한 우려를 야기했던 1월에 대비 증가폭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1월 2조9049억원(0.8%) 늘었던 가계대출은 지난달 7228억원(0.4%)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6332억원을 기록한 이후 11월 4조원, 12월 2조원대 증가폭을 고려하면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인 주담대의 증가폭이 1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달 28일까지 주요 5대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은 536조4995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744억원 늘었다. 지난 1월 증가 규모는 4조4329억원이었다. 최근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신용대출은 1조954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주요 시중은행이 정부의 부채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잇달아 대출금리를 인상했던 점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9일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올렸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혼합형 금리를 0.04%포인트 인상했다.

(출처: 금융위원회, 단위: %, %포인트)

다만 여전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웃돌고 있는 만큼 더욱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세계부채 모니터링 보고서와 함께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DB) 전체 가계부채 데이터에 따르면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125.6%), 호주(109.3%), 캐나다(102.1%)에 이어 4번째인 100.1%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가계부채 비율의 감소 폭은 영국(-4.6%포인트), 스웨덴(-4.5%포인트)에 이어 3번째(-4.4%포인트)였다. 12개 선진국과 30개 신흥국 등 42개국을 비교한 수치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에 이어 홍콩(93.3%), 태국(91.6%), 영국(78.5%), 미국(72.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한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 4년째 세계 최대 수준의 가계부채 국가라는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금융부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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