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 신랑이 결혼 예상 비용으로 7200만원이 적당하냐는 고민을 털어놓자 누리꾼 사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결혼 예상 비용으로 7200만 원이 적당하냐는 한 남성 직장인의 글이 올라왔다.
외국계 스포츠 패션 회사 소속인 글쓴이 A씨는 결혼 준비하면서 비용을 정리하다 7000만원이 넘어 당황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A씨는 "결혼 준비하면서 비용 정리하고 있는데 나한텐 너무 큰 금액이다"며 "7000만원이 넘어가는데 다들 이 정도 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A씨는 구체적인 예상 지출 내역도 함께 첨부했다. 그가 공개한 웨딩 비용 지출을 보면 웨딩홀 2300만 원, 제주 웨딩 스냅사진(사진, 항공, 숙박 등 포함) 260만원, 결혼반지 230만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360만원 등이다. 이 밖에 혼수로는 가전·가구를 포함해 2300만원, 신혼여행 1200만원의 예산을 잡았다.
그는 결혼식에 총 7200만원을 쓰게 될 것 같다면서 "축의금으로 빠지겠지만 걱정된다"고 고민을 전했다. A씨의 웨딩 지출 내역을 본 2100여명의 직장인이 투표한 결과 10명 중 5명(48%)은 '너무 많이 쓴다'고 답했다. 반면 '이 정도 쓴다'는 의견이 36%, '더 쓴다'는 의견이 16%였다. 누리꾼들은 "이러니 결혼을 안 하지", "비용 줄여서 집 사는 데 보태는 걸 추천", "서울서 결혼하는 거면 웨딩홀 비용도 진짜 저렴한 것", "포기할 수 있는 건 포기해라", "신혼여행과 혼수 빼면 적당한 수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한국 사회 동향 2023'을 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을 꼽았다. 물론 주택 마련 비용이 가장 큰 부분이겠지만, 이외에도 웨딩과 혼수 비용 등 부담도 적지 않다.
28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공개한 '결혼 비용 보고서'에서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남 500명, 여 5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비용을 조사했다. 그 결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총 결혼 비용은 2억 9748만원으로 나타났다. 각 항목은 ▲주택 2억 4299만원 ▲혼수 1564만원 ▲예식홀 1283만원 ▲예단 758만원 ▲신혼여행 725만원 ▲예물 673만원 ▲웨딩패키지(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360만원 ▲이바지 86만원으로 구성됐다.
가장 축소하고 싶은 결혼상품으로는 남녀 모두 이바지(26.4%)를 꼽았다. 이어 예단(24.5%), 웨딩패키지(13.1%), 예물(11.8%), 예식홀(10.4%), 혼수(4.2%), 신혼여행(1.9%)을 택했다. 불필요한 결혼 준비 품목을 축소/생략하기 어려운 이유는 '굳어진 결혼 절차'(34.0%)와 '양가 부모님의 전통적 사고방식'(31.7%)이었다. 그 외에 '예의와 절차를 따르고 싶은 의사'(16.8%), '주변의 이목과 체면'(15.5%)도 결혼 간소화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은 결혼식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1.2%가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그 이유로 '비용 절감'(43.0%)이 가장 컸고, 이어 '개성 있는 결혼식’(21.2%), '프라이빗한 결혼식'(16.6%) 등이 있었다. 작은 결혼식 예상 비용은 평균 758만원으로 나타났다. 실제 신혼부부의 '예식비용' 1643만원과 비교하면 885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전체 신혼부부의 57.5%는 '다시 결혼식을 준비한다면 결혼식 비용을 최소화해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1.9%는 부모 도움 없는 자립 결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 외에 '일부 도움을 받으면 가능하다'(22.8%), '대부분 도움을 받아야 한다'(18.6%), '절대 불가능하다'(16.7%)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