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국 학교에 '휴대전화 사용금지' 가이드라인

전국 학교에 가이드라인...교사 압수도 허용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안돼
교사노조 "이미 수업시간에 금지...온라인 폭력·불법 콘텐츠 규제 먼저"

영국 정부가 전국 학교에 '휴대전화 사용금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수업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휴대폰 사용을 금지할 수 있고, 교사가 학생의 휴대전화를 몰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은 "학교가 모바일을 금지할 수 있는 큰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며 영국 정부가 전국 학교에 휴대전화 사용금지 가이드라인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학교장은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를 전면금지해 소지 자체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다. 교사가 학생이 숨겼을 수도 있는 휴대전화를 가방에서 찾아볼 수 있고, 교내에서 몰수할 수도 있게 된다. 학교가 학생의 휴대전화를 등교 시 수거한 뒤 하교 때 돌려주거나, 학생이 소지하되 사용이 적발되면 처벌하는 식의 방법도 가능하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개별 학교장 재량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학부모가 휴대폰 관련 문제로 교사를 고소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호책을 제공할 전망이다.

길리안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가이드라인은)학생 행동 개선을 위한 도구"라며 "학교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소이기에 최소한 교실에서 휴대전화는 방해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휴대전화를 금지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이 더 많은 시간을 활동적으로 보내고 또래와 사교하는 데 도움이 돼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교육부에 따르면, 영국 학생 97%가 휴대폰을 보유한 가운데, 3명 중 1명은 수업 시간에 허락 없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교사노조 측은 이미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업 시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콘텐츠를 규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프바튼 대학학교지도자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문제가 아닌 부분에 대한 정책"이라며 "일선 학교들은 이미 휴대전화 사용기기에 대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아이들이 극단적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는데 에너지를 쏟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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