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숙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 '커튼월'(외벽면을 유리로 마감하는 공법) 건축물의 경관 관리가 강화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커튼월 건축물 시공 전에 경관 협의를 하도록 제도화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건축허가를 받는 커튼월 건축물에 대해 시공사는 외장재(유리, 백 패널 및 도장 색상) 발주 전 현장에서 샘플 테스트를 하고 건축 설계자의 확인을 받은 뒤 인천경제청 도시디자인단과 경관 협의를 해야 한다. 협의 대상은 IFEZ 내 경관 심의를 통과한 건축물로, 경관협의 이행은 건축허가 조건으로 부여된다.
인천경제청은 또 커튼월 건축물 경관 심의시 조감도 등 건축 이미지를 왜곡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도록 'IFEZ 경관 심의 매뉴얼'를 재정비해 지난 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경[사진 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경제청의 이런 방침은 커튼월 공법 시공시 유리면에서 보이는 내측(백 패널)의 색상이 무분별하게 결정돼 경관심의를 받은 건축 디자인과 시공된 건축 이미지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 주민들의 개선 요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외장 공사중인 커튼월 건축물의 실제 모습이 분양 당시 조감도와 달라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입주 예정자들과 시공사 간 분쟁이 잦다. 유리면을 투과해 보이는 층과 층 사이 바닥면과 기둥부의 마감 색상을 흰색으로 하게 되면 분양시 조감도에 보이지 않았던 수평 또는 수직 선형이 부각되면서 디자인이 다르게 보인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설명이다.
커튼월 공법은 건축물 외벽면을 유리로 마감, 세련되고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이 가능해 미래 지향적인 건축 디자인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IFEZ에도 업무·주거복합시설 등 많은 건축물에 커튼월 공법이 적용됐으며, 콘크리트 벽면에 유리를 덧댄 시공 방식인 '커튼월룩 건축물'도 공동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유리 마감 건축물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외장 공사는 이미 자재 발주가 끝난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후 변경을 하려면 비용 손실, 준공 지연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관심의를 거쳐 결정된 커튼월 건축물의 디자인 의도를 잘 살려서 시공하려면 유리면에서 보이는 백 패널의 색상과 마감방식 결정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