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춘제 앞두고 돼지고기 소비 줄어…'경제 심각성 드러내'

블룸버그 "약한 수요는 공급 과잉에 강력 메시지"

중국에서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가 다가오고 있지만, 명절 필수음식인 돼지고기 소비량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베이징 신민 시장에서 20년간 영업해온 상인 우아이전씨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5분의 1가량 떨어졌는데도 예년 연휴 기간보다 판매량이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우씨는 "춘제가 이미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올해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베이징에서 수백㎞ 떨어진 중국 동부의 돼지고기 공급업자 궁청씨도 이전에는 현지 건설과 섬유 산업의 기둥인 이주노동자(농민공)들이 춘제에 돼지고기를 사려고 약 1000위안(약 19만원)을 썼는데 지금은 겨우 300위안(약 6만원)을 쓰거나 아예 안 산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8일 서울의 한 돼지고기 판매점에서 직원이 삼겹살을 진열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돼지고기 수요는 지난 수개월간 둔화했지만, 최대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여전히 약한 수요는 임금 감소가 가계를 강타하고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주면서 소비와 (돼지고기) 공급 과잉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컨설팅회사 상하이 JC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는 100만t 줄어든 약 5400만t으로, 극적인 감소는 아니지만, 가족들이 소비와 여흥을 다시 즐기게 된 시기에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손실을 줄이고자 지난해 말 돼지 도축을 가속하면서 돼지고기 생산량이 9년 만에 최대인 5794만t을 기록했다"며 돼지 생산 규모 감축을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으로 글로벌 돼지고기 소비와 생산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매년 미국보다 5배 많이 먹는다. 돼지고깃값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는데, 특히 돼지고기 가격 변동(-26.1%)의 영향이 컸다.

사회부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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