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정부가 출근 시간대 시간당 6000여명을 수송해 혼잡률 210%를 기록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에 전동차 6편성(12량)을 추가 투입한다. 수도권 광역버스 중 2층 전기버스의 운영 대수를 늘리고 광역버스 예약 서비스도 시작한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 권역별 광역교통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에는 약 11조원을 들인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에서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 격차 해소'를 주제로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신도시 교통 문제를 해결해 주거환경 혁신을 이루기 위한 전략이다.
경기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먼저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서부권)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단기 대책이 마련됐다. 출근 시간(오전 6~8시) 김포골드라인 노선을 다니는 광역버스는 기존 80회에서 120회 이상으로 증차한다. 기·종점도 다양화해 수요를 분산한다. 김포골드라인 전동차도 오는 6월부터 6편성 늘리고 2026년 말에는 5편성을 추가한다.
또 올림픽대로(김포~당산역)에 시간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상반기 중 김포~가양나들목 구간에 우선 적용한다. 최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중재 노선을 발표한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도 김포골드라인과 공항철도 혼잡 등 수도권 서부 광역교통 문제 개선을 위한 대안 사업 중 하나로 활용한다.
김포 양촌읍과 서울 김포공항을 잇는 경전철 노선인 김포골드라인은 출퇴근 시 이용자가 많이 몰리면서 지난해엔 호흡곤란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혼잡으로 인한 문제가 커졌다. 국토부는 해결 방안으로 5호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개통 등을 내놨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중장기 사업이어서 이날 단기대책을 다시 발표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서울백병원 광역버스 정류소가 퇴근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출처=연합뉴스
신도시 주민들의 광역버스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해 대용량 여객 수송(70석)이 가능한 2층 전기버스를 올해 50대 투입한다. 지난해보다 10대 더 늘린 것으로 출퇴근 시간에 집중 배차한다. 광역버스 환승 거점인 당산역에는 오는 6월 환승센터를 확충하고, 양재역도 관련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중간 정류장 배차도 늘린다. 광역버스는 만차 시 무정차 통과하는데 이로 인해 노선 중간 탑승자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좌석 예약제는 오는 5월부터 46개 노선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상반기 내 수도권 전역(+23개 노선)으로 확대한다. 운행 경로가 긴 광역버스 노선에는 주요 정류장에서만 서는 급행버스를 도입한다. 더불어 트램 대비 경제성이 높고 사업 기간이 짧은 간선급행버스(BRT) 활성화를 위해 재정 지원 확대를 추진한다.
국토부는 광역 이동 수단 선택권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용객이 원하는 시간·정류장을 선택할 수 있는 광역 수요응답형 서비스(DRT, 광역콜버스·똑버스 등)를 용인·수원·고양·의정부·양주시 등에도 도입하고, 광역 DRT 제도화를 추진한다. 전세버스는 지자체장 계약으로 탄력적 운행을 허용, 광역버스 수송력을 보완한다. 장애인콜택시 운영비는 국비로 보조(예산 472억원)한다.
경기 하남시 교산지구 광역교통 개선 대책 사업 노선도. ?송파하남선 ?동남로 연결도로 신설 ?동남로 확장·개선 / 이미지제공=국토교통부
총사업비 11조원 규모의 광역교통 개선 대책은 권역별 맞춤형으로 추진한다. 사업 절차를 단축해 3기 신도시 등의 광역교통 시설 완공 시기를 2기 신도시 대비 최대 평균 5년 줄인다. 이를 위해 국토부가 사업 계획을 직접 심의·의결하는 내용의 광역교통법을 다음달 발의하고,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도 간소화한다.
예를 들어 남양주시 왕숙지구, 하남시 교산지구 등 동부권에는 약 4조원(8개 사업)을 투자해 송파하남선, 국토 6호선 확장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국토부는 하남교산 동남로 연결도로 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당초 예정보다 2년 빠른 2028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고양시 창릉지구와 양주시 등 북부권에는 11개 사업에 1조8000여억원을 투입한다. 국토부는 최대 3년의 사업 기간 단축을 예상했다. 2기 신도시와 비교해선 2~8년(평균 4.8년) 빨라진다.
서부권 사업에는 약 1조원을 넣어 완공 시기를 1~2년 단축한다. 인천 계양구 벌말로 확장 사업 기간이 국토부의 사업 계획 심의·의결을 거쳐 1년 단축될 예정이다. 시흥시 거모지구, 평택시 고덕지구 등 남부권에는 6000억원을 집중 투자해 8개 사업이 1년씩 빠르게 추진되도록 한다. 2기 신도시 대비 2년 단축이 예상된다. 국도 39호선 연결도로, 군자로·죽율로 확장, 국제화계획지구~동부우회도로 간 도로 신설 등이 주요 사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자 재원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회계 내 광역교통계정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매년 대광위가 개선 대책별 재원 확충 계획과 사업별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 실적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각종 교통사업의 조정·중재에도 신속하게 나서기로 했다. 대광위 내 갈등관리 전담기구를 신설해 6개월 이상 사업이 지연된 곳은 의무적으로 조정을 신청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지연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도 신속한 조정·중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광위가 조정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며 "관계기관 협의 조정은 4개월 이내, 대광위 직권 조정은 2개월 이내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