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안티 많은 건 '찐팬' 많다는 증거…요리는 취미·경영은 숙명'

"이마트와 요리, 접목 말아 달라"
"오프라인 장악하고 G마켓 통해 온라인 견제"

“경영은 제 숙명이고 요리는 취미다. 요리가 숙명이 되면 어떡하겠나. 큰일 나지."

국내 재계 11위의 신세계그룹 최고 경영자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요리하며 대화한 영상이다. 18일 연합뉴스는 정 부회장이 직접 반죽하고, 소스를 넣고, 중국식 프라이팬(웍)을 다루는 '웍질'을 해 그의 대표 메뉴 칠리크랩을 만든 영상을 공개했다.

요리하는 정용진 "경영은 숙명이고 요리는 취미" [사진출처=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평소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요리를 만들어 손님을 대접한 사진을 올린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가수 이승기, 방송인 노홍철, 축구선수 박지성 등 다양한 인사를 쿠킹 스튜디오에 초대해 대접하기도 했다. 83만5000여명에 달하는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는 그의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며 활발히 댓글을 달기도 한다.

정 부회장은 "요리는 다 눈대중"이라며 "(요리는) 즐겁다. 왜냐면 맛있게 드셔주시니까 그렇다. 이마트와 요리는 접목하지 말아달라. (요리는) 취미생활"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요리를 안 했다면 집에서 퍼 자거나 사람들 만나고 고깃집 가서 접대할 텐데 그것보다는 이 인생이 훨씬 더 나은 것 같다"면서 '경영과 요리 중 뭐가 더 좋으냐'는 질문엔 "양립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웃었다.

정 부회장이 요리를 시작하게 된 건 5년 전쯤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내 플루티스트 한지희씨가 적적할 때 직접 요리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족발로 시작해 하이난 닭, 지단춘권, 탕수육 등 중화요리가 주메뉴로 발전했다고 전해진다.

정용진 "안티 많은 건 너무 해피한거죠" [사진출처=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면, 정 부회장은 오너 3~4세 경영자들도 본인처럼 세상 밖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가 SNS에서 네티즌들과 친밀감을 쌓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23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내 한지희씨 플루트 독주회에서 자녀들의 모습을 공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을 향해 '용진이형'이라며 친근감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멸공' 같은 그의 말 한마디, 단어 하나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이를 두고 그는 "안티 많은 건 너무 해피한 것"이라며 "안티가 많으면 많을수록 '찐팬'이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찐팬이 많아서 나한테 뭐가 이롭지, 라고 생각하면 별로 없다. 차라리 안티가 편할 때도 있다"면서 "찐팬 많다, 고맙죠"라고 덧붙였다.

정용진 부회장 가족 [사진출처=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대중과의 소통보다 신세계그룹 최고경영자로서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신세계 주요 기업들은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이마트의 지난 한 해 잠정 총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1% 역신장한 16조5494억원이며 기존점 총매출 신장률은 -0.9%로 뒷걸음질 쳤다. 할인점(이마트)이 2.6%, 트레이더스가 0.4%, 전문점(노브랜드)이 0.3% 각각 매출이 줄었다.

최근 실적이 부진한 이마트를 두고 정 부회장은 "이마트는 잘 돼야 한다"며 "세상은 온(라인)하고 오프(라인)하고 나뉘게 돼 있다. '오프'를 내가 장악하는 게 목적이고, '온라인'도 G마켓을 통해서 견제하면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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