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현정특파원
중국이 위드코로나 원년이던 지난해 5.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밝혔던 목표치인 '5% 안팎'에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올해는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 부채 문제 등 악재가 산적해 있어, 중국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별로는 1분기 4.5%, 2분기 6.3%, 3분기, 4.9%, 4분기 5.2%를 각각 기록했다.
연간 성장률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국의 목표치인 '5% 안팎'을 충족한 5.2%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치하는 수치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이 전날 보도한 전문가 조사 예상치(5.2%)와도 부합한다.
다만 올해 경제 성장세는 4%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수 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와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 부채, 미국과의 공급망 갈등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4.5%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올해에도 약 5%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더 야심 찬 목표가 될 것"이라면서 "더 공격적인 부양책이 없다면 중국의 성장률은 4.5%까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데이터에서는 지속적인 소비자 물가 하락, 수입 증가 둔화, 대출 속도 둔화 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내수 부진이 올해 국가 경제 과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 경제의 20% 수준을 차지하는 부동산이 올해 성장 여부에 가장 큰 위협으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왕타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고 급락할 경우 주택 가격 조정이 심화해 가계 신뢰도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주요 지표인 신규 주택 착공이 언제 반등할지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같은 날 발표된 경기 지표도 혼조세를 보이며 우려를 키웠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8% 증가해 전망치(6.6%)와 전월치(6.6%)를 웃돌았다. 반면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전월치(10.1%)와 전망치(8.0%)를 밑돌았다. 실업률은 5.1%로 전달(5.0%)보다 다소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