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급 소고기'…저커버그 '스테이크 먹방'에 조롱·비난 쇄도

하와이서 딸들과 목장 운영
"온실가스 어쩌려고" 비난도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하와이에서 '세계 최상급'의 소를 키운다며 스테이크를 먹는 사진을 올리자 비판이 쏟아졌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하와이 오하우섬) 목장에서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내 목표는 세계에서 최고급인 소고기를 생산하는 것이다"라며 스테이크를 먹는 사진을 게시했다.

스테이크 먹는 사진 올린 마크 저커버그 [사진출처=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그는 "이들 소는 와규와 앵거스로, 마카다미아를 먹고 맥주를 마신다"며 "소 한 마리당 5천~1만 파운드(약 2300㎏∼4500㎏)의 음식을 먹기 때문에 마카다미아 나무가 많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소들이 마카다미아와 맥주를 먹고 자라는 저커버그의 농장은 지하 벙커와 에너지 시설 등을 갖추며 1억달러(13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그는 1400에이커(약 5.7㎢) 규모 토지를 매입하는 데 1억7000만달러(약 2200억원)를 투입했다고 전해진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공간은 물탱크와 펌프 시스템이 있고 단지 내 농장·목장에서 이미 식품을 생산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저커버그가 이 같은 내용을 올리자 환경 단체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환경단체 푸드 앤(&) 워터 워치의 미치 존스 정책국장은 "재배에 물이 많이 들어가는 마카다미아너트와 맥주로 소를 기른다는 것은 억만장자의 이상한 부업"이라며 "식량 시스템의 불평등과 지구온난화라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농업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존스 국장은 "우리는 부유한 유명인뿐 아니라 모두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중소 농장의 생존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앤드루 그린버그는 메타의 경쟁 플랫폼 X(엑스·옛 트위터)에서 저커버그에게 "자랑스럽다. 인간에게 가능한 한 가장 큰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입에 음식을 넣는 꿈을 이뤘다"고 조롱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소고기 섭취와 그로 인한 소 사육은 삼림 파괴와 수질 오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자주 지목돼 왔다. 소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27㎏에 달한다. 반면 쌀과 같은 곡물은 1㎏을 얻기 위해 이산화탄소 약 2.5㎏을 배출한다. 고기 생산이 곡물 생산보다 약 20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시키는 것이다.

또 소가 트림하면서 배출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8배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다 자란 소 한 마리는 하루에 500ℓ의 메탄을 배출하는데 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

앞서 미국의 저명한 미디어 전문가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마크 저커버그의 지하벙커를 비판했다. 그는 “(저커버그가) 정부와 사회를 망치더니, 이젠 하와이에서 요새를 짓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코프는 저서 <가장 부유한 자들의 생존>(Survival of the Richest)에서 “돈과 기술만 충분하다면 부유한 사람들은 신처럼 살 수 있고, 다른 모든 사람에게 닥친 재앙을 초월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비판한 바 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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