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령기자
경기둘레길 ‘연천 9코스’는 장남교부터 시작해 장남면 행정복지센터, 연천 학곡리 고인돌 등을 거쳐 숭의전지까지 도착하는 17㎞ 구간이다. 예상 소요 시간은 5시간20분이고, 난이도는 ‘중간’이다.
시작 스탬프에는 ‘전곡리 주먹도끼’ 그림이 들어가 있다. 1978년 한탄강변에서 발견된 전곡리 주먹도끼는 백인 거주지 이외의 동아시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설을 다시 쓰게 했다. 이로 인해 연천 전곡리 유적은 세계적인 전기 구석기 문화유적지가 됐다.
경기둘레길 파주 구간이 끝나고 장남교를 건넌 이후로는 임진강 북쪽 구간을 걷게 된다. 기존 경기둘레길에서 봤던 임진강과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기대하며 걸음을 시작해본다. 출발하면 임진강과는 잠깐 멀어지지만 흙냄새가 나는 논밭길을 걸을 수 있다. 장남면 원당리와 백학면 전동리 경계는 냇물 두 줄기가 임진강으로 들어가는 세물머리다. 냇물에 놓인 징검다리도 건너보자.
길게 이어진 둑길을 걷다 보면 연천 학곡리 고인돌이 여행자들을 반겨준다. 이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분류된다. 1996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연천에는 임진강과 한탄강 주변으로 구석기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존재한다.
고인돌에서 조금 더 지나면 연천 학곡리 적석총까지 만나게 된다. 임진강 중류 모래사구에 독자적으로 형성된 돌무지무덤은 백제 초기의 다곽식 돌무지를 보여준다. 돌무덤 하나, 돌멩이 하나로 고대사를 풀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학곡리를 벗어나면 다시 둑길이 나오는데 끝나는 지점에서 숲길로 들어선다. 숲길 끝에는 숭의전이 있다. 숭의전은 ‘연천 9코스’ 도착 스탬프에도 그려져 있다. 연천군 미산면에 있는 숭의전은 조선시대 고려 태조를 포함한 일곱 왕의 위패를 모시던 사당이다. 새 왕조를 연 다음 전 왕조 왕의 위패와 왕릉을 보존하는 것이 전통적 예로 여겨져 세워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