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다양한 문화와 함께 황희정승의 흔적을…경기둘레길 6코스

경기둘레길 6코스는 경기 파주시 성동사거리를 출발해 반구정까지 6시간 45분여를 거쳐 가는 20.1㎞의 길이다. 임진강으로 접어든 자유로를 따라 평탄하게 이어진 자전거길과 마을 길을 교대로 지나 험한 구간은 특별히 없다.

출발지는 파주시 성동사거리다. 파주출판도시와 연계한 책마을에서 시작해 문화예술마을로 개념이 커진 '헤이리 예술마을'이 근처에 있다. 군데군데 볼거리가 가득한 예술마을로 마을 길, 건축물, 조형물 등 대부분의 곳이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인근에 파주프리미엄아울렛과 다양한 음식점이 있어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전에 배와 마음을 채울 수 있다.

처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곳은 프로방스마을이다. 1990년대 말 파스타 가게가 생긴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가들이 모여 마치 남프랑스에 온 것만 같은 정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다양한 서양 요리 외에도 한국 전통음식 가게가 함께 있는 등 남프랑스의 이국적 풍경과 한국의 풍경도 함께 뒤섞인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문화공연과 이벤트도 시시때때로 진행된다.

프로방스마을을 지나면 자유로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숲과 고즈넉한 마을의 풍경을 보면서 계속 길을 걷다 보면 임월교가 나온다. 임진강과 합류하게 되는 하천인 문산천을 지나는 다리다. 문산천은 임진강의 제1지류로 파주시 광탄면과 양주시 백석읍 꾀꼬리봉에서 발원해 유로 연장 30㎞를 거쳐 임진강에 닿게 된다. 여기서부터 오늘 걸을 길과 반대 방향인 문산역까지는 파주시에서 조성한 약 2㎞ 길이의 '문산천변 걷기 좋은 가로공원'도 있다. 시민들에게 녹색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나무 약 2만주를 심고 이외 다양한 화초류와 의자 등을 설치했다.

경기 파주시 프로방스마을 [사진제공=경기도청]

임월교를 넘으면 지금까지 걸어온 곳들과는 사뭇 다르게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이 일대는 원래도 문산읍의 거점이었지만 문산역에서 서울역을 잇는 경의선 복선전철이 개통한 2009년여를 기점으로 역세권 일대에 대거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곳이다.

아파트촌을 지나 마을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숲속 오솔길을 따라가다 다시 임진강변으로 나오면 오늘의 목적지인 반구정이 나온다. 조선 세종 시대의 명재상으로 꼽히는 황희 정승이 87세의 나이로 퇴직한 후 이름처럼(반구, 伴鷗) 갈매기들을 벗 삼아 여생을 보낸 곳이다. 황희 정승 묘 역시 오늘 걸어오는 길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반구정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모두 불에 탔지만 이후 다시 지어졌다.

반구정은 서울 시내에 비슷한 이름으로 지어진 세조 대의 재상 한명회의 '압구정(狎鷗亭)'과 비견되기도 한다. '반'과 '압' 모두 벗 삼는다는 뜻을 담았지만 '압'자는 보통 상하 관계에서 높은 이가 아래에 있는 이를 가까이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 같은 명칭이 두 사람의 인품을 보여준다는 시각이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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