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줄고, 전기차 주춤한데도 현대차 잘 나가는 배경은…

현대차·기아 1~11월 하이브리드 77만대
판매량 역대 최다…내수 전체 차종中 21%
90년대 이후 엔진·변속기 독자개발
"2030년까지 연 7% 이상 성장 예상"
2025년 고성능엔진 하이브리드 출시 목표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팔린 하이브리드차가 76만7000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유차를 중심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친환경차 가운데 주목받던 배터리 전기차가 주춤한 결과로 풀이된다.

판매량을 국내외로 구분해보면 해외에서 51만3000대(선적 기준)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국내시장에선 25만4000대가 팔렸다. 국내 판매 규모 역시 역대 최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본 구조[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던 선택이 하이브리드 시장경쟁에서 다른 업체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3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입지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대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는 표현 그대로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같이 쓰는 차량이다. 구조상 내연기관이나 전기차보다 더 복잡하다. 다양한 주행상황에 따른 엔진과 모터 구동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대차·기아가 처음으로 병렬형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건 2011년 중형세단 쏘나타와 K5를 내놓으면서다. 당시만 해도 도요타나 제너럴모터스의 직병렬형(복합형) 시스템이 주류였다. 도요타 역시 과거 병렬형 하이브리드를 구현하려 했으나 도중에 포기했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앞서 1990년대 이전부터 엔진과 변속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며 쌓은 기계공학 역량이 기반이 돼 하이브리드 역시 독자개발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1991년 우리나라 첫 독자개발 알파엔진을 선보였다. 2019년에는 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CVVD)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 이는 엔진의 작동조건에 따라 흡기밸브가 열려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완성차 업체로는 세 번째로 꼽히는 6단 자동변속기를 내놓은 게 2009년이다. 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도 직접 개발, 올해 8월 출시한 준대형 SUV 싼타페에 처음으로 넣었다.

현대차·기아의 1.6ℓ 직분사(GDI)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모형도[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달 출시된 기아 다목적차량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그간 쌓은 다양한 기술을 다방면으로 적용했다. 연비는 ℓ당 14㎞ 수준이며 시스템 최고출력은 245마력에 달한다. 합산출력은 54㎾급 고성능 모터를 써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하이브리드 가운데 가장 높다. 신형 카니발을 주문한 고객 가운데 70% 정도가 하이브리드를 고른다고 회사는 전했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에서도 도요타 주요 모델과 나란히 비교하며 현대차·기아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도 많이 생겼다.

전기차 전환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이브리드 시장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올해 2718억달러(우리 돈 약 360조5400억원)로 지난해보다 19%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7% 이상씩 커져 2030년이면 6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 신형 카니발[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역시 당분간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꾸준할 것으로 보고 기술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회사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고성능 엔진과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IT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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