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연금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국민연금과 다른 특수직 연금 간의 연금 급여액 격차가 약 4.6~5.3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불입한 보험료나 가입 기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수급액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권혁창 경상대 교수(사회복지학)와 정인영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국사회보장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 3명 중 1명(33.3%)은 초등학교 졸업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이상은 7.6%에 그쳤고, 나머지는 고졸 28.4%, 중졸 22.4%였다.
반면 공무원 연금 수급자는 고졸이 4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문대 포함 대졸 이상이 42.8%, 중졸 7.7%, 초졸 4.3% 순이었다. 사학연금은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이상이 83.3%에 이르러 가장 고학력이었다. 이어 고졸 13.3%, 초졸 3.3%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제8차 국민노후보장패널을 통해 모두 1420명의 공적연금 수급자를 추출해 연금수급자별로 비교·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공적연금 수급자의 인구 사회학적 속성을 비교·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2021년 기준 직역연금 월평균 급여액을 비교해보면 공무원연금(퇴직연금)은 25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학연금은 293만원, 군인연금(퇴역연금)은 277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민연금은 55만원이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제도 도입이 늦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해 임시일용직, 저학력의 불안정 노동자가 많아 대체로 가입 기간이 짧고 월 소득도 낮은 데다, 기준소득월액(연금보험료와 연금액을 산정하기 위해 정하는 가입자별 기준 소득) 상한이 낮게 설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은 불입한 보험료나 가입 기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수급액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보험료율만 봐도 국민연금은 9%(본인 부담 4.5%)인데 비해 공무원연금은 18%다. 또 공무원연금 수급자 재직 기간은 평균 32.3년(2022년 기준)으로, 가입 기간이 짧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국민연금과 직역연금 수령액의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은 상대적 박탈감 등을 유발할 수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연금 정책의 변화가 없을 경우 2075년 한국 정부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 2050년 노년부양비가 80명으로 일본을 넘어 OECD 회원국 중 가장 고령화된 나라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령화는 연금 지출을 늘리는 주된 요인이다. GDP 대비 연금 지출은 2009년 1.8%에서 지난해 4.0%로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행 제도하에서 국민연금은 2041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055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에 IMF는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의 증가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연금 기여율 상향과 퇴직 연령의 연장, 연금의 소득 대체율 하향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