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불안' 오스프리 추락사고에 日 '들썩'…비행 정지 검토

탑승자 6명 중 1명 사망, 5명 실종…일본 내 첫 사망사고
사고 잦아 '과부 제조기' 오명…오키나와, 비행정지 요청

주일 미군의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가 일본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본에서 오스프리 운행 금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NHK방송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미군 측에 오스프리 비행 일시 정지 요구를 포함한 대응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상에서 발견된 사고 오스프리의 동체 일부.(사진출처=TBS 뉴스)

이번 추락사고는 전날 일본 규슈 남부 야쿠시마 인근 바다에서 발생했으며, 탑승자 6명 중 1명 사망 5명 행방불명이다. 해상보안본부는 "탑승원으로 추정되는 1명을 구조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해상에서 발견된 구명뗏목에도 사람이 타고 있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고기는 혼슈(본섬) 서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를 출발해 오키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로 비행 중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야쿠시마는 경로의 중간에 위치하는데, 가고시마 기상대에 따르면 당시 날씨도 맑았고 바람도 강하지 않았다.

사고 오스프리의 목적지였던 오키나와현에서는 지사가 공식적으로 비행 중단을 요청했다. 전날 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오키나와에서 오스프리 비행을 중지해야 한다며 "오스프리는 이미 그 위험성이 여러 차례 지적돼왔다. 이런 식으로 현실이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스프리 훈련 예정이었던 사가현 메타바루 주둔지에서는 일단 일정을 연기했다.

오스프리는 그동안 사고를 자주 일으켜 주민들의 우려가 컸다. 오스프리는 제자리에서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짧은 지역에서 많이 쓰인다.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도쿄 요코타 기지에 많이 배치됐는데, 그때마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를 샀다. 워낙 사고가 잦아 '과부 제조기'라는 오명이 있을 정도다. 이번 사고로 주민 불안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CV-22 오스프리.(사진출처=NHK)

특히 오키나와현은 사고 문제를 이유로 오스프리 배치를 줄곧 반대해왔다. 2012년 오키나와 배치 강행 이후 2016년 오키나와현 나고시 해상에 불시착 사고가 있었고, 오스프리 추락사고도 발생한 적 있다. 2018년에는 오스프리가 운항 중 고장이 나면서 민간 공항에 비상착륙 하는 일도 있었다. 같은 해 오키나와 이케이섬 해안에는 떨어진 오스프리 엔진 흡입구 부품이 발견됐다.

방위성에 따르면 미군 CV-22 오스프리를 둘러싸고 사망 또는 피해 총액 250만 달러 이상 사고를 칭하는 '클래스 A'는 2021년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7건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방위력 증강을 외치던 일본 정부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등을 대비해 오키나와, 사가현 등지에 오스프리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는 오스프리의 훈련 실적을 쌓아 올려 능력 향상이나 억제력 강화로 이어지게 하려 했다"며 "이번 사고로 배치 계획과 운용에 차질이 생기면 일본의 방위력 강화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2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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