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기자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주요 투자은행이 10월 말 기준 보고서에서 언급한 내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집계됐다.
이는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씨티,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의 전망치를 취합한 수치로, 전월 전망치 평균(2.2%)과 비교했을 때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HSBC와 씨티가 각각 2.1%, 2.3%에서 2.5%로, 노무라가 1.7%에서 2.3%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중 노무라와 UBS(2.3%)와 JP모건(2.2%) 등 3곳만 평균인 2.4%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내년뿐 아니라 올해 전망치 평균도 높아졌다. 8개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9월 말 기준 3.4%에서 지난달 말 기준 3.5%로 0.1%포인트 올라갔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 8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3.5%, 내년 2.4%로 전망한 바 있다. 주요 IB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한은은 지난달 19일 통화정책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 수준(2%)에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해 오는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일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다 8~9월 국제유가 변동 이후 우려가 커졌다”며 “유가가 90달러만 돼도 한은의 예측이 많이 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