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 37조원 '미들마일'…티맵, 디지털 전환으로 시장 공략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한 티맵모빌리티가 3년 내 화물 운송 사업을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까지 배차 기록을 수기로 작성할 만큼 아날로그 방식에 정체돼 있던 미들마일 시장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물류 체계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진성주 티맵 화물 전략 담당은 서울 중구 티맵모빌리티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화물사업 가치를 1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규모만 3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미들마일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운반하는 퍼스트마일과 고객에게 배송하는 단계인 라스트마일의 중간 단계를 말한다. 화주, 주선사, 정보망, 차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주선사의 경우 전국 8000여 개 영세 사업자들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대개 배차나 정산 등을 수기 업무로 진행하고 있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디지털화가 시급하지만 산업 내 플레이어들이 복잡한 이해 관계로 얽혀 있는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본다면 개척 가능한 영역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 담당은 "시장의 규모가 큰 편에 비해, 디지털전환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플랫폼 혁신의 기회가 남아 있다"라며 "특히 주선시장의 경우 업무 효율화, 운송 원가 절감을 위한 플랫폼 니즈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일찍이 티맵모빌리티는 미들마일 시장에 주목해 왔다. 2021년 미들마일 중개 스타트업 와이엘피(YLP)를 인수했다. YLP의 운송 데이터를 확보한 티맵모빌리티는 2년 동안 11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월 데이터 기반 분석 플랫폼 ‘티맵화물’을 출시해 서비스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수기 업무의 배차 및 정산 업무의 자동화를 통해 운영의 효율화 증대 ▲단순 주선 업무를 넘어선 통합 물류 관리를 위한 SaaS 형태 솔루션 보급 확대 ▲연계 및 복화 화물 배차 서비스 모델 도입으로 운송원가 절감, 차주 수익 증대 등이다.

이미 성과도 보이고 있다. 티맵화물 최초 배차 성공률은 94%다. 송지원 TMAP화물 담당은 “지난 2월 티맵화물 출시 이후 현재까지 이 배차 성공률을 유지 중”이라며 “지금은 요청 화물 정보를 입력하고 티맵이 단가를 보여줬을 때 그 가격으로 배차될 확률을 계속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주의 '감'에만 의존했던 들쑥날쑥한 화물 단가도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 물류 시장은 날씨나 명절 등 시기에 따라 수요와 공급 비율이 불확실해 운송 단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티맵화물에선 화주와 차주 간 실시간 수요·공급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의 운임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향후에도 ▲다수 경유지를 포함한 밀크런 화물 등 대량 화물 처리 프로세스 구축 ▲티맵 화물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실시간 운송 현황 모니터링 제공 ▲연계·합짐 등 화물 매칭 솔루션을 통한 원가 개선 등 다양한 전략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진 담당은 "시장 내 여러 사업자들이 함께 상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물류 생태계 구축이 목표"라며 "오픈 플랫폼 정책으로, 역량있는 여러 파트너사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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