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전북의 한 축협 조합장이 직원에게 폭언하며 신발로 구타한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이 조합장이 과거 또 다른 직원의 노조 가입 소식에 분개해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중소금융기관 직장갑질아웃 대책위원회 호남권모임과 전국협동조합노조 호남지역본부 등은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60대 조합장 A씨 사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말로만 조사를 할 것이 아닌 의지를 갖추고 조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A씨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한 직원들은 극심한 충격을 받아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가해자는 '술이 과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상식 이하의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순창군 내 한 음식점에서 A씨는 저녁 식사를 하던 도중 직원들에게 '사표를 쓰라'는 폭언과 함께 신발 등으로 폭행을 저질렀다.
해당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남성 임직원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었다. 이어 분노한 듯 직원을 신발로 때리고 팔로 밀쳤으며, 말리는 직원에게도 신발을 휘둘렀다.
A씨는 당시 "내가 아까 왔는데 인사 안 했잖아. 네가 사표 안 쓰면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사표 써. 그리고 소 잘 키우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본 직원들은 A씨가 2019년 당선되고 올해 재선에 성공한 이후 5년간 폭언·폭행 등 갑질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폭행당한 한 직원은 "밤 11시에 오셔서 불 안 켜준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생활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모멸감이 엄청났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A씨가 과거 한 모친상을 당한 직원의 장례식장에서 다른 직원을 술병으로 내리칠 듯 위협하며 폭행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해당 직원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실에 분개해 주먹을 휘두르고, 말리는 직원을 발로 찬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의 동료들은 "'왜 조합장 등에 칼을 꽂느냐', '탈퇴해라', '다른 조합으로 보내버리겠다' 이런 얘기가 있었다"며 "정말 많은 사람이 있었던 곳이고 정말 사람으로 그 직원을 생각을 안 하는구나 (싶어서) 정말 너무 창피했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A씨 사건에 대해 전북지방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 팀을 구성해 순정축협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폭행치상과 강요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