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며 서방에 잇단 지원을 호소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조롱해 비판받고 있다.
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5분이 지났는데도 수십억 달러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을 때"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남학생이 이마에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힘겹게 고통을 참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담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줄곧 동맹국들에 수십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호소해왔다. 머스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단 5분을 참는 것조차 힘겨워하며 끊임없이 지원을 요청한다고 비꼰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물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45일짜리 임시예산안에 서명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예산안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이 반영되지 않았다.
머스크의 게시물에 우크라이나인들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만화가 바실 바이닥은 "일론,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면서 이 밈을 쓴 건가요?"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영문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같은 사진에 머스크의 얼굴을 넣어 "5분이 지났는데도 러시아의 선전을 퍼뜨리지 않았을 때"라고 응수했다.
한편 최근 발간된 머스크 전기 '일론 머스크'에는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가동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다만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은 머스크 전기 내용에 대해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