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기자
정국의 분수령이 될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여당의 전 대표가 18% 정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여당은 사법부 판단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공천을 단행했는데 선거 판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며칠 전 <땅보러가요>에서 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측을 18% 격차로 했냐 하면, 가장 가까운 지난 21대 총선 때 강서갑을병 투표 합산해서 나누면 17.87% 격차가 나온다"고 전했다.
'땅보러 가요'는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인 '여의도 재건축 조합'의 코너로 주요 지역구의 제22대 총선 상황을 전망하는 방송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선거가 여당에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경선 끝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공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경찰청 차장을 지낸 진교훈 후보를 공천한 바 있다.
여당은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수도권에서 득표력이 검증된 인물을 중심으로 강서구청장 선거를 돕고 있다. 야당은 전직 국회의장을 포함해 사실상 총력전 형태로 강서구청장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여당을 향해 "지난 총선보다 분위기가 안 좋다는 말이 많은 대신 보궐이니까 약간 투표율 때문에 보수에 유리할 수 있으므로 이렇게 보는 겁니다. 이 수치서부터 여당은 겸손하게 선거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궐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여당에 유리한 요소인데 총선 분위기는 여당에 안 좋다는 점을 고려해서 판세를 예측했다는 얘기다. 공식 선거운동과 실제 투표까지는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판세가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준석 대표는 쉽지 않은 선거라는 점을 경고하고 나섰다.
앞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지는 진영은 메가톤급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김태우 후보를 공천했다는 것 자체가 정면 돌파를 의미한다. 김태우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상실에 따라 이번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는데, 다시 김태우 후보를 공천했다는 것은 정치적 부담을 짊어지는 행동이다.
인지도와 경쟁력 측면에서 강서구청장 선거가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김태우 후보를 공천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여당은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인데, 강서구청장 선거에 관한 관심이 더해질수록 선거 결과가 가져올 정치적 후폭풍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