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기자
여야 대표 발언 수위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사형'을 거론해 논란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을 비롯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을 둘러싼 박정훈 대령 수사 외압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이념 논쟁 등 각종 논란이 연쇄적으로 불거지면서 여야가 가파른 대치 전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도 정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7일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해 "이 사건은 국민 주권 찬탈 시도이자, 민주공화국을 파괴하는 쿠데타 기도로,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 반역죄"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이어 "(김만배씨)개인적 작품일 리가 없다. 김만배는 이재명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자신의 무죄가 3개월 내 해결된다고 큰소리를 쳤다는데,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김 대표 사형 거론에 민주당은 반발했다. 박주민 의원은 YTN 더뉴스에 출연해 "대선 공작이다, 심지어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국기문란이다, 폐간해야 한다, 특히 김기현 대표는 사형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뭐냐"며 "오히려 (정부·여당의) 역공작 또는 정치적인 쟁점화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 인터뷰에서 "링 위에 올라가 있는 선수들이 국민의 뜻,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데 그게 민주주의"라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대선 불복'이라며 날을 세웠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헌법을 위반한 명확한 사유도 없이 자의적인 기준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사고야말로 팬덤 권력으로 나라를 지배할 수 있다는 제왕적 사고"라며 "탄핵 운운하는 망언 릴레이는 국민 결정에 대한 불복종이자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 탄핵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탄핵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당 차원의 논의는) 별개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