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7명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드루킹 사건은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이란 필명을 사용한 김동원씨와 그 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도록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사이트에서 여론을 조작한 사건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김한철 판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방조 내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공모 스텝 A씨(49·여) 등 핵심 회원 7명에게 최근 각각 150만~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허위로 부정하게 보낸 정보가 뉴스 기사 댓글의 순위를 매기는 통계에 반영됐다. 피해자인 포털 운영사로선 뉴스서비스 제공 및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받은 것"이라며 "드루킹 김씨 등의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을 방조하고, 피고인 및 가족 명의로 만든 유심칩을 조직에 제공해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작 범행에 깊이 관여한 게 아닌, 방조한 것에 불과하다. 범행을 통해 개인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김씨 조직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민주당 대선후보이던 문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킹크랩'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받았다. 이후 지방선거까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김씨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김 전 지사 측은 드루킹의 단독 범행이며 공모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확정했다. 김씨는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당시 경공모는 폐쇄적인 등급제로 운영됐다. '노비, 달, 열린지구, 숨은지구, 태양, 은하, 우주' 등 7단계 회원 등급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단체 대화방도 달랐다. 여기서 김씨의 동생 A씨는 조직 관리 역할을 맡으며, 비누를 만들어 팔아 조직에 자금을 댔다. 다른 피고인들도 비누 판매를 돕거나, 포털 뉴스기사 댓글에서 공감과 비공감 버튼을 눌러 댓글 순위 조작 활동을 지원했다. 조직이 계정을 바꿔가며 조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인 유심칩을 제공하기도 했다.
A씨 등 대부분의 피고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사는 피고인 전원에 대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