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군사전문기자
4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21일 오전 출항했다.
켄터키함은 한미의 새로운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가 열린 지난 18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SSBN 방한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함(SSBN 601)의 한국 방문 이후 처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켄터키함을 방문했다.
켄터키함은 3박4일의 방한 기간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래 SSBN은 연합훈련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을 떠난 켄터키함의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전략자산인 SSBN의 위치나 목적지는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켄터키함은 미국이 14척만 운용하고 있는 오하이오급(1만8750t급) 잠수함으로, 선체 길이 170m, 폭 12m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SSBN 중 하나로 꼽힌다. 무장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사거리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Ⅱ D5' 20여기를 적재할 수 있다. SSBN은 핵탄두가 달린 탄도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데다 적의 턱밑까지 다가가도 눈치챌 수 없다는 '은밀성' 때문에 미국 핵전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은밀히 잠항하는 SSBN의 위치를 북한이 전혀 탐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강력한 억제력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켄터키함이 입항한 이튿날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고, 전날에는 국방상 명의 담화에서 "전략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