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음주·무면허 상태로 운전하다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앞서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 여성은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검찰은 세 차례 음주운전 때마다 이 여성이 운전한 벤츠 승용차를 압수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김병문 부장검사)는 범인도피교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쇼핑몰 사장 A씨(36·여)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또 A씨의 요청으로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한 쇼핑몰 직원 B씨(28·여)를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1시25분께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다 보행자 C씨(57)를 들이받아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다. 사고 후 A씨는 차에서 내려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척하다가 그대로 도주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직원인 B씨에게 B씨가 운전한 것으로 허위 진술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경찰은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를 압수수색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부탁한 증거를 찾아냈다. 또 A씨가 술을 마셨던 주점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사고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한 결과, 면허정지 수준인 0.043%로 추정했다.
2018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처분을 받았던 A씨는 지난 2월에도 음주운전 사고를 내 면허가 취소됐으며, 사고 당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이에 검찰은 A씨가 3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을 때마다 모두 같은 벤츠 승용차를 이용해 범행한 점 등을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차량을 압수했다.
검·경은 이달부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을 2회 이상 상습적으로 하거나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범행 도구'인 차를 압수·몰수하는 내용의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