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 아니라 시어머'니'로 저장했다고 대뜸 화를 내네요'

남편 "시어머님이 맞는 표현이자 예의"
다툼 사연 화제…국립국어원 "같은 격"

휴대전화 연락처에 남편의 어머니를 '시어머니'라고 저장했다가 크게 부부 싸움을 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시어머님'이 아니라 ‘시어머니'라고 저장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결혼 3개월 차 신혼 생활을 하고 있다는 여성 A 씨가 고민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A 씨는 "남편이 저에게 폰을 전달해 주던 중 시어머니한테 전화가 온 걸 봤다"고 했다.

그러다 남편이 A 씨에게 '시어머님'이 아니라 '시어머니'라고 저장했냐고 대뜸 화를 냈다고 한다.

휴대전화 연락처에 남편의 어머니를 '시어머니'라고 저장했다가 크게 부부 싸움을 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출처=픽사베이]

A 씨는 이 일 때문에 "대판 싸우고 결혼 후 첫 냉전 중"이라고 했다. A 씨의 남편은 '시어머님'이 맞는 표현이고 그게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약 장모님이 아니라 장모라고 저장해놨어도 기분 안 나쁘겠냐"며 A 씨에게 따졌다.

A 씨는 "어떻게 시어머니랑 그냥 장모가 같냐"며 "어머니 자체가 높이 부른 말 아니냐"고 물었지만, 남편은 계속해서 "그렇지 않다"며 "내 입장에서는 '시어머니'나 '장모'나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편이 이해되지 않았던 A 씨는 "생각의 차이로 나를 예의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게 기분 나쁘다. 또 좋게 말해서 생각의 차이지 그냥 억지 부리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그렇게 기분 나쁘면 그 똑같다는 '장모'로 바꿔라"고 말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사흘 후 남편은 A 씨에게 "네가 나를 이해해 줄 순 없냐. 내 기준에 기분이 안 좋다고 하면 이해하고 바꿔줄 수 있는 문제 아니냐. 나만 이해해야 하는 거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A 씨는 "제가 남편을 이해하는 게 맞는 거냐.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며 누리꾼들의 생각을 물었다.

사연을 본 누리꾼은 "장모랑 시모랑 같은 거다", "시어머니 폰에 며느님이라고 저장돼있으면 바꿔준다고 해라" "장모님에 맞춰서 시모님으로 바꿔준다고 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의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국어원, 따르면 어머니, 어머님 두 가지 다 쓸 수 있어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결혼 3개월 차 신혼 생활을 하고 있다는 여성 A 씨가 고민을 공유했다. [사진출처=네이트판]

앞선 사연에서 논란이 된 '어머니'란 표현은 정말 '어머님'을 낮춘 것일까. 국립국어원이 2011년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 따르면, 시어머님과 시어머니 모두 같은 격의 표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은 "시어머니를 부르는 말은 '어머님'과 '어머니' 두 가지 다 쓸 수 있다"며 "전통적으로 시어머니에 대해서 어머니의 경칭인 '어머님'을 호칭으로 사용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어머니'로 호칭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이 배인 '어머니'라는 호칭이 예의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시어머니 당사자에게는 어머님과 어머니 두 가지 모두 호칭으로 사용해도 언어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남편이나 남편의 동기, 남편 동기의 배우자에게는 '어머님'으로 호칭하도록 권했다. 친정 쪽 사람이나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시어머님'과 '시어머니', '어머님'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슈2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