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핵심 '코발트' 中 공급 통제…가격 반등하나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급락하자 중국이 공급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원자재 수요 증가와 맞물려 가격 반등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의 코발트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강화해 수요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를 통해 중국이 최근 글로벌 코발트 공급 통제를 강화할 태세라고 분석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핵심 금속 가격이 생산량 급증으로 인해 32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하면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23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국제 코발트 가격은 톤당 3만3765달러로 전년 동기(8만1860달러) 대비 58.7% 급감했다.

협회는 영국에 본사를 둔 코발트 무역업자인 다톤 코모디티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코발트 생산 비중이 현재 기준 세계 생산량의 44%에서 향후 2년 내 절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발트는 구리나 니켈 광산의 부산물로, 가격이 하락해도 공급이 쉽게 줄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3만5000톤으로 수요보다 공급 증가 속도가 2배 이상 늘면서 가격 붕괴가 본격화했다. 중국은 코발트 정제능력에서 77%에 달하는 세계 점유율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공급을 통제해 가격 조정에 돌입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아울러 올해 2분기 중국이 리오프닝을 본격화할 경우 전 세계 원자재 수요 회복세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 수입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중국의 공급 통제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코발트 가격이 하락하면 배터리 업계는 생산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문제는 최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핵심광물 수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CRMA 초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제3국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략적 원자재란 희토류·리튬·코발트·니켈·흑연·망간 등 16가지다.

배터리 업계에서의 탈(脫)코발트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코발트는 망간과 함께 하이니켈 양극재에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원자재로 사용되고 있으나 과거 가격 부담과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업계가 코발트 사용 비중을 낮춘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3사 역시 기존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했으나 최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이 대표적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중국이 2분기부터 코발트 제련에 대해 공급망 조절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가격을 통제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 기업 역시 공급망 기본법 통과 등 원자재 수급을 다변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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