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의 배신…'심장마비·뇌졸중 위험 2배 높여'

캐나다 연구팀 '바이오뱅크' 데이터 분석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 식단이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심장마비·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5일(현지시간)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율리아 이아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심장폐혁신센터 박사 연구팀은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공동 연례회의(ACC.23/WCC)에 LCHF 식단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 막힘, 심장 마비,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CHF 식단, LDL 콜레스테롤·아포지단백질 B 수치 높여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아탄 박사 연구팀은 이 연구팀에서 영국 국민의 유전, 생활 습관, 건강정보 등을 10년 이상 추적 기록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해 LCHF 식단을 따르는 305명과 표준 식단을 따르는 1200여 명의 건강정보를 비교·분석했다.

LCHF 식단은 하루 섭취 열량의 45%를 지방에서 섭취하고 25%는 탄수화물에서 섭취하는 식단으로 규정했다. 대표적인 LCHF 식단으로 알려진 '키토 다이어트(Keto diet)'는 하루 섭취 열량의 70~90%가 지방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연구 결과 LCHF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LDL 콜레스테롤과 아포지단백질 B(apolipoprotein B) 수치가 표준 식단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지단백질 B는 LDL 콜레스테롤 단백질을 감싸는 단백질로, 심장질환 예측 인자로서 정확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 LCHF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지방을 섭취할 때 동물성 지방 비중이 33%로 대조군(16%)보다 배 이상 높고, 해로운 포화지방 섭취 비율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1.8년 추적 조사 후 당뇨병·고혈압·비만·흡연 등 다른 위험요인의 영향을 배제한 결과, LCHF 식단 사용자들이 심장동맥 막힘·심장마비·뇌졸중·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 질환 관련 위험이 대조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한계점 존재… "추가 연구 필요"

이 연구에서 식단 평가가 자가 보고로 이뤄진 점, 표본 크기가 작은 점, 참가자가 모두 영국인이어서 인종적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연구의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서 식단과 주요 심장질환 위험 증가의 연관성만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인 5명 중 1명이 LCHF 식단을 따른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추가 연구를 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아탄 박사는 LCHF 식단에 대한 이득이 개인마다 다르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LCHF 식단을 따르면 평균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LCHF 식단을 따를 때 섬유소와 각종 영양소 등의 공급원인 과일·콩·통곡물 등 건강식품 섭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LCHF 식단을 따르며 식이조절 하는 것이 칼로리를 제한하는 전통적인 다이어트보다 충분한 포만감을 유지하여 다이어트를 지속하게 한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지방간이나 제2형 당뇨병 등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한 질환에는 LCHF 식단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 역시 존재한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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