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아시아경제 김은하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죽거나 다친 러시아군이 최대 20만 명에 이른다는 서방 정보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가 소모전을 선택한 탓이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침공 1주년(2월 24일)을 1주일 앞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규군과 민간 용병단 사상자 수가 17만5000∼20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중 4만~6만 명은 전사했을 것으로 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DI는 전체 사상자 대비 전사자 비율이 "현대적인 기준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러시아군에서 전반적으로 의료서비스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 사상자 수는 지난해 9월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 이후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동원령으로 예비군 약 30만명을 징집했는데, 징집병 대다수는 충분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최전방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 그룹이 6개월간 전투에 참여해 생존하면 남은 형기를 말소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모집한 '죄수병'들도 그 희생양이다. 영국 DI는 전장에 투입된 와그너그룹 용병 절반이 사상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와그너 그룹은 죄수 출신 신병들을 사실상 소모품으로 취급한다. 신병들을 문자 그대로 '고기 분쇄기'에 던져 넣고 있다"고 비유하면서 "앞서 수집된 정보에 따르면 12월 와그너그룹 사망자의 90%가 죄수병이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11일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 1년 반에서 2년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인터뷰하면서 전쟁이 앞으로 2년 이상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