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딸 '주애'‥같은 이름 개명강요

美 RFA, 현지 소식통 발언 인용 보도
이미 '일성·정일·정은·설주' 이름 못 써

북한 당국이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이름이 같은 사람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평안북도 정주시 안전부에서 '주애'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여성들을 불러내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 주민은 "최고 존엄의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선전되고 있는 딸 이름이 '주애'이기 때문에, 동명인을 없애라는 내부 지시가 내려왔다고 안전부 간부가 말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사는 인민반에도 '주애'라는 이름의 12살 여자애가 있었는데, 안전부 주민등록과에서 여자애 부모를 안전부로 호출해 딸의 이름을 바꾸고 출생증 교체를 강요했다"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RFA는 평안남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도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들에게 일주일 내로 이름을 바꾸라는 중앙의 내부 지시가 각 인민반장을 통해 전달됐다"는 현지 소식통 발언을 알렸다.

또 이러한 조치에 일부 주민들은 "누가 최고 존엄의 딸 이름이 '주애'인 줄 알고 자기 딸의 이름을 '주애'라고 지었겠냐"며 개명을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볼멘소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북한에서는 '일성, 정일, 정은, 설주' 네 개의 이름을 일반 주민들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RFA는 "북한 당국은 김일성 통치 때에는 '일성'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고, 김정일 시대에는 '정일'이라는 이름을 강제 개명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2011년 1월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식 공개한 다음 '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스스로 개명하고 신분증명서를 수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딸 이름이 '주애'라는 사실을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신 김주애를 지칭할 때는 '존경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 발사 당시 딸을 처음 공개한 이후, 해당 여아가 10살 전후로 추정되는 둘째 자녀이며 김주애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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