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웨이브와 격차 벌린 韓 OTT 1위 티빙

KT 시즌 합병 이후 일일활성이용자수 122만명, 1만명 증가
OTT 2위 웨이브와 이용자수 격차 4만명으로 늘려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수와 비교하면 아직 절반 수준
광고요금제 등 수익성 강화·해외 진출도 남은 숙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2'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KT 계열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을 흡수합병한 티빙의 이용자 수가 순증하며 종전 1위였던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1위 OTT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800만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달리는 티빙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내년 수익성 개선과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KT '시즌' 합병효과 있었다…2위 '웨이브'와 격차 벌린 1위 '티빙'

7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티빙·시즌 합산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12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명 늘었다. 코로나19 특수 효과를 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OTT 업계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성과로 평가된다. 국내 OTT 업계 2위인 웨이브와도 4만명의 격차를 보였다. 다만 OTT 시장 1위인 넷플릭스(253만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이용자 수가 2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갈 길은 멀다.

티빙은 시즌의 주요 콘텐츠 700여편을 차례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군대 드라마 '신병', 코믹 오피스극 '가우스전자' 등 시즌 오리지널이 대표적이다. '스파이더맨', '고스트 버스터즈',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등 해외 인기작들도 추가된다. 흡수합병되는 시즌은 이달 31일 종료된다. 시즌 유료 가입자들은 티빙으로 계정을 옮기거나 이미 낸 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시즌에서 서비스하던 소장용 주문형비디오(VOD)와 지니TV 이어보기 기능 등은 내년 1월 신규 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은 기존 시즌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공동 이벤트도 개최한다. 이용자환경(UI) 등이 달라지는 만큼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KT 모바일 요금제·부가서비스로 시즌을 이용하던 이용자 중 티빙으로 계정 등록한 가입자 7만명에게 선착순으로 CU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2' 론칭을 기념해 '티빙/지니 초이스' 요금제 고객 중 티빙 계정 활성화 고객 1500명을 선정해 'Y 아티스트 프로젝트' 굿즈를 제공한다.

토종 OTT 1위 타이틀은 가졌지만…산적한 과제

시즌 오리지널 시리즈인 군대 드라마 '신병'

OTT 통합에 성공한 티빙이 당면한 과제는 여럿이다. 콘텐츠 투자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국내 OTT 3사는 총 157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티빙이 762억원(합병 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웨이브 558억원, 왓챠 248억원 순으로 뒤따랐다. 티빙은 시즌과의 합병을 계기로 가입자를 늘려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의미 있는 손익개선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가입자도 8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불을 지핀 광고 요금제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4일부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광고형 베이식'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 광고를 포함한 콘텐츠를 기존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 대비 4000원 저렴한 월 5500원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입자 모집을 위한 광고도 집행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 컨퍼런스에서 "광고형 요금제 전략을 빨리 추진하지 않은 것은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훌루의 성공 사례를 언급했다.

티빙을 비롯한 국내 OTT 업계는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로 인한 수익 증가폭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명품 업체들이 넷플릭스에 광고를 시작했고 저가 요금제가 등장하며 다시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TT 업계 관계자는 "광고 물량은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는지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티빙의 연내 글로벌 진출 목표는 가시화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양지을 대표는 지난 6월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플러스(+)'와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가 경색되면서 내부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주요 미디어 기업들 역시 광고시장 침체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비용 절감과 감원에 착수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 전용 브랜드관을 론칭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투자에도 나섰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시작으로 동남아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지만, 첫 진출 국가는 미정인 상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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