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잇따라 긴급통화를 갖고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미사일 폭발사건과 관련한 나토 대응문제를 논의했다.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향후 집단방어조항인 나토헌장 5조의 발동 문제를 두고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긴급통화를 갖고 앞서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인 폴란드 프셰보도프에 미사일 2발이 떨어져 2명이 숨진 폭발사건과 관련해 대응문제를 논의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통화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두다 대통령과 폭발관련 통화를 가졌으며 나토는 상황을 모니터링중이고 동맹들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고 전했다"며 "일단 모든 사실이 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에 이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긴급통화를 가졌다. 독일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폴란드 대통령실은 "미국과 폴란드 대통령간 전화통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가 군대 경계태세를 상향한다고 발표한 직후 두다 대통령에게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현지언론과 주요 외신에서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이란 보도가 이어지면서 나토의 집단대응이 필요한지 여부를 놓고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2개의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국경근처 폴란드 지역을 공격했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했으나 현재 그 내용을 확증할 정보가 없으며, 이 문제는 더 조사돼야한다"고 아직 확증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 역시 아직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보도와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 국방부도 자국 소행이라는 보도내용을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상황을 고조시키기 위한 고의적 도발"이라며 "폴란드 국경근처 목표물에 대한 공격은 행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해당 미사일이 자국 미사일이라며 음모론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이제 폴란드 영토에 떨어진 미사일까지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음모론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해당 미사일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나토의 집단방어조항인 나토헌장 5조가 발동될 상황으로 인식되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토와 러시아간 전면전으로 비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나토의 집단방어조항인 5조가 발동된 것은 미국에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해 미국과 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때가 유일했으며 이후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