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요구 사실상 거부…'큰 희생에 마음의 책임'

“의령 출장 개인 업무 아닌 공무” 해명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7일 이태원 참사의 1차적인 총책임이 용산구에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구청장직에서 사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박 구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의 첫 번째 원인은 충분히 예견된 사건·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용산구에 있다. 내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준비는 했지만 미흡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사태의 1차적인 총책임이 현장 대처에 미숙했던 경찰보다는 애초에 준비를 잘못한 용산구청에 있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재차 묻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사건 발생 후 서울시장이나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보고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경찰과 소방이 다 있었고, 지휘 본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따로 서울시에 연락할 시간이 없었다.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현재 심경에 대해 묻자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애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현장에 도착해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드릴까 염려해 언론의 질문에 답변도 드리지 못했다. 죄인의 심정"이라며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박 구청장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구청장의 무한한 책임 면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이냐'고 다시 묻자 박 구청장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고만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박 구청장이 참사 당일 오전 경남 의령으로 출장을 간 게 개인적 용무 때문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용 의원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당일 오전 6시께 용산을 출발해 오전 11시에 의령에 도착했다. 이어 오후 2시께 의령군수를 만나 10분 정도 짧게 티타임을 했다. 이어 오후 4시께 의령을 출발해 오후 8시 20분께 용산에 도착했다. 박 구청장은 "사실이 아니다. 약속 시간을 먼저 잡고 내려갔다"며 개인 업무가 아닌 공무였다고 주장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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