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 사흘 만인 1일 공식 사과했다. 오 시장은 병원에서 만난 유가족의 일화를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시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사로 책임소재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오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입장 표명은 사고 발생 이후 3일 만이다.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당시 유럽 출장중이었다. 오 시장은 입장 표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귀국 첫날 현장을 방문하고 병원을 찾고 회의가 연이어 있었다. 어제도 여러 번의 회의가 있었고 치료받고 계신 분들 찾아뵙느라 정말 경황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사과 입장문을 밝힌 이유를 설명하며 전날 만난 유가족의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렸다. 오 시장은 "늘 마음속에는 언제쯤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하나 하는 고민이 있었고 오늘 아침에 결심이 섰다"며 "국립의료원에 20살 딸을 두신분께 어제 위로의 말씀을 전하자 '우리 딸은 살아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아침에 (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죄의 말씀이 늦어서 죄송하다"며 눈물을 닦았다.
서울시와 자치구의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인정하는지에 대해 "시민단체가 고발했다는 기사를 봤고, 아마 조만간 수사가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책임 소재가 밝혀질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언급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핼러윈데이에 이태원에 10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음에도 서울시나 용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론도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은 "감사파트에 알아보니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고 아직까지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한 최종적인 판단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좀더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서 자치구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지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우리 부서에서 책임을 다한 바가 있는지 조사를 하겠지만 수사로 결론이 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폭우 대비를 비롯해 여러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시장은 이와 관련한 조직 개편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오 시장은 "대형 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에 안전총괄실의 존재이유, 구성, 각자의 역할분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앞으로 기구개편이나 임무를 부여함에 있어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와 경찰의 협조체계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자체와 경찰간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구축되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며 "서울시와 경찰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보다 촘촘히 만들어갈 지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시는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고 유가족과 부상자, 이번 사고로 슬픔을 느끼고 계시는 모든 시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