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길거리서 수십명이 동시 CPR…참담했던 현장

할로윈을 앞두고 이태원 일대에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병력이 현장을 통제하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와 관련한 목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수많은 인파에 따른 아비규환 상황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사고 현장에서는 일반 시민들 다수가 사고로 의식을 잃은 이들을 위해 심폐소생술(CPR)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목격담을 종합하면 거리 곳곳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쓰러져 있던 상황이다. 사고를 인지하고 사상자 구조에 나서려던 경찰과 소방구조대 등은 많은 인파에 사고 현장에 빠르게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시민들이 CPR을 실시하며 응급조치에 나섰다.

현장에 있었던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거리에는 십여명의 사람들이 CPR을 실시하며 정신을 잃은 사람들을 구조하려고 안간힘을 썼다”며 “의사나 간호사를 찾으며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이들도 많았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수많은 인파에 구조대원이 들것을 들고 사고 현장에 가지 못하자 일반 시민들이 부상자를 등에 업고 구급차로 뛰어가기도 했다.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는 또 다른 누리꾼은 “실신한 사람들이 처음에는 한두명으로 끝일 거라 생각했는데, 열 명 스무명이 넘어가자 누군가 ‘남자분들 빨리 가서 옮기는 걸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쳤다”며 “정말 많은 남성들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실신한 사람들을 구급차가 있는 곳까지 날랐다”고 전했다.

핼러윈 데이에 맞춰 많은 이들이 분장한 것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다급하게 소리치는 경찰관, 소방관이 분장을 한 일반 시민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피를 흘리는 분장을 한 사람들도 많아 사고 초반에는 단순한 상황극을 하는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29일 밤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0일 오전 9시40분 기준 151명이다. 부상자는 82명으로 이 가운데에는 중상자도 있어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상자는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된 상태다.

전체 사망자 중 외국인 사망자도 19명이었다. 오전 6시 기준 2명으로 파악됐으나, 신원 확인 과정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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