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하이트진로가 연일 소주 세계화의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미국 코스트코 매장에 과일 리큐르 등 소주류 제품을 입점하고, 일본 시장에선 진로 소주의 주질을 전면 개선하는 등 유통 채널 확대와 제품 품질 개선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기타국가(미국·중국·러시아 등) 매출액은 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의 상반기 기타국가 매출은 2018년 281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0년 458억원으로 훌쩍 뛰었고, 지난해 653억원, 올해 785억원으로 4년 새 180% 가까이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실적을 일본과 나머지 기타국가로 분류해 집계한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매출 성장세를 이끄는 건 소주와 과일리큐르 등 기타 제재주다. 2018년 139억원 규모였던 소주 수출액은 2019년 145억원, 2020년 152억원, 2021년 16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미국 시장의 소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4% 증가하는 등 수출액 205억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자몽에이슬·청포도에이슬·자두에이슬 등 ‘에이슬’ 시리즈로 대표되는 과일리큐르의 성장세는 더욱 거세다. 2018년 기타 제재주의 수출액은 43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8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2020년 126억원, 2021년 368억원, 올해도 301억원으로 4년 만에 600%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과일리큐르는 여러 가지 과일 맛과 최근 불고 있는 저도주 열풍에 힘입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주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오리지널 주류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대형마트 입점과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등으로 접근성을 높인 것이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젊은 층의 인구가 많은 베트남의 경우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 등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소주류가 지난해 스피릿 시장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수출액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류의 성장세가 이어지자 하이트진로는 미국 코스트코로 유통망을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5월 코스트코 뉴욕 매장을 시작으로 이달 미네소타, 위스콘신, 일리노이, 켄터키 등 17개 매장에 과일리큐르 4종을 입점했다. 연내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5개 매장에도 입점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텍사스 등으로 입점 매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존 주력 수출국이었던 일본 시장 공략에도 다시 힘을 쏟는 모습이다. 2018년 상반기 일본 매출은 639억원에 달했지만 이듬해 38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2020년 453억원으로 반기 기준 4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지만 2020년 490억원, 올해 476억원으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일본법인의 소주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37%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토대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매출 확대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에는 1979년 일본 수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진로의 주질을 전면 개선했다. 여과 과정에 사용하는 활성 대나무 숯을 이전보다 1.5배 늘려 깔끔한 맛을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주질 개선 외에도 일부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광고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