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민기자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3년 4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에 이어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가 80선 이하로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영끌' 수요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일대 매매수급지수는 잇따라 하락하면서 70선 아래로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77.7)보다 0.8포인트 낮은 76.9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6월 둘째주(76.0)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 주 조사(91.1) 이후 23주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11월15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이 무너진 이후로는 45주 ‘매도 우위’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권역별로는 ‘노도강’ 지역이 있는 동북권이 지난주 71.0에서 70.4로 떨어지며 5대 권역 중 가장 낮았다. 사실상 70선 붕괴를 눈앞에 둔 셈이다.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이 71.7에서 70.7로 떨어졌고,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은 71.0에서 70.8로 내려왔다.
양천·영등포·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84.8에서 84.2로,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은 82.8에서 81.5로 하락했다. 경기도(81.3)와 인천(77.7) 역시 지난주보다 지수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도 79.4로 80선이 무너졌다. 이는 2013년 4월 첫째 주(77.2) 조사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는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는 3.0%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매수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한편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6.7로 2019년 10월 첫주(86.1)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중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1.7로 2019년 7월 둘째주(81.6)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