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주기자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개발, 생산 등 하드웨어에 머무르던 TV 사업 포트폴리오를 콘텐츠·서비스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게임 등으로 TV의 활용도가 커지자 이에 최적화된 운영체제(OS)의 역할이 대두되면서다. 스마트TV OS 시장 2·3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선두인 구글 안드로이드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에 힘을 쓰는 중이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호주 템포사는 오픈 플랫폼인 '타이젠' OS를 적용한 TV를 9월 말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자체 TV 플랫폼인 타이젠이 다른 업체 TV에 탑재되기는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자체 생산 모든 TV에 직접 개발한 타이젠 OS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자사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브랜드에도 자체 OS를 개방하고 있다. 튀르키예 아트마차, 중국 HKC 등도 이달 중으로 타이젠을 적용한 TV를 유럽 튀르키예 등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TV 사업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웹(web) OS'를 앞세워 플랫폼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웹 OS 플랫폼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웹 OS 허브'를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웹 OS를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구성해 외부에 공급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스마트TV 플랫폼으로 웹 OS를 선택한 브랜드는 지난해 20여 곳에서 올해 200개 이상으로 늘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TV OS 시장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꾸준히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약진하고 있다. 전반적인 TV 수요 둔화 속 삼성·LG가 공급 조절에 나서며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중저가 TV 판매 비중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 TV OS 시장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41.3%로 1위다. 안드로이드는 2020년 33.9%, 2021년 38.7% 등 매년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OS는 올해 상반기 22.7%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LG전자 웹 OS는 13.2%로 3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OS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은 TV 화질·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는 상황에서 콘텐츠가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OS 콘텐츠 광고 및 수수료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타이젠과 웹 OS의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잘 갖춰진 TV 생태계를 기반으로 생활가전과 사이니지, 전장 등 다양한 사업과의 연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현재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향후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