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기자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일본 국부펀드인 일본투자공사(JIC)와 손잡고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든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기존 도시바 인수후보였던 JIC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합류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번 JIC 컨소시엄엔 MBK파트너스뿐 아니라 글로벌 PEF인 베인캐피탈도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연초 연례서한을 통해 "격변이 오히려 투자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며 "올해도 투자 황금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공격적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도시바는 조만간 본입찰 절차를 진행한 후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가 참여하는 JIC 컨소시엄 외 일본 현지기업들로 구성된 일본산업파트너스(JIP)와 영국 CVC캐피털파트너스, 캐나다 인프라 전문 펀드인 브룩필드 등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예비입찰 당시 JIC는 JIP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별하기로 했다. JIC는 대신에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여기에 MBK까지 컨소시엄에 가세하며 힘을 더한 모습이다.
앞서 도시바는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4월 회사 분할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로 구성된 기존 주주들이 거부하면서 공개매각을 결정했다.
도쿄 증시 상장사인 도시바의 주가는 올 들어 약 10% 상승해 시가총액 기준 약 156억달러(22조원)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수조원 단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도시바의 인수 가격은 3조엔에 달할 전망이다. 회사의 최근 시가총액은 2조2300억엔(약 22조원)을 보이고 있다.
도시바는 원자력·화력 등 발전설비와 교통 시스템, 엘리베이터·에어컨,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 등 사업을 영위한다. 원자력 사업을 다루다보니 국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분류돼 해외 매각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본 자본으로 구성된 JIC 컨소시엄과 경쟁 후보인 JIP 컨소시엄이 인수전에서 막판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