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에 리즈 트러스…40대 '철의 여인' 시대(종합)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차기 총리 선출

영국 신임 총리로 내정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영국 신임 총리에 40대 여성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결정됐다. 그는 세계 5위 경제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주요 7개국(G7)의 일원인 영국의 수장이 된다.

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은 리즈 트러스(47) 장관이 8만1326표(57.4%)를 얻어 6만399표(42.6%)를 받은 리시 수낵(42) 전 재무부 장관을 꺾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보수당원 17만2437명 중 82.6%가 참여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보수당 대표로서 총리직을 자동 승계하게 된다. 그는 '원조 철의 여인'인 마거릿 대처(재임기간 1979~1990) 전 총리의 후계를 자임하는 강경 보수파로 분류된다.

사상 세번째 영국 여성 총리

트러스 내정자는 마거릿 대처, 테리사 메이에 이어 세번째 영국 여성 총리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첫 40대 총리 기록을 갖는다. 그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총리로 임명받고 정식 취임한다.

지난 7월7일 사임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는 여왕에게 사임을 보고하고 물러난다.

앞서 트러스 내정자는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원내 경선은 겨우 통과했지만 이후 약 6주간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동안 일반 당원 여론조사에선 1위를 달렸다.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을 강조하고 존슨 총리에게 충성심을 유지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쟁자였던 수낵 전 장관은 첫 인도계 총리를 노렸으나 가장 먼저 사표를 던지며 '존슨호' 붕괴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배신자 틀에 갇혔다.

트러스 내정자는 2010년 하원에 입성했다. 3년 전 존슨 총리 내각 출범 때 국제통상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지난해 9월 가장 중요한 각료직으로 평가되는 외무부 장관에 올랐다.

중국에 초강경…과제 산적

트러스 내정자는 앞으로 대중 강경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새 영국 총리는 대중 강경 태도를 일상화해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철의 여인이 되려면 시대의 발전 추세를 인식하고, 경직되고 낡아빠진 제국 정신을 바꿔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트러스 내정자는 중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서도 초강경 입장이다. 그는 총리 취임 후 첫 통화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하고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브렉시트 관련 지지를 끌어낼 계획이다.

영국은 현재 민심이 흉흉했던 1970년대 후반 '불만의 겨울'에 비유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트러스 내정자는 감세로 경기를 부양하고 성장을 끌어내는 한편, 가계 에너지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100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가계 지원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 경우 부채 확대와 물가상승 부작용이 우려된다.

영국은 두자릿수 물가 상승률과 경기침체 전망, 공공부문 연쇄파업 등의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달 가계 에너지 요금 80% 상승을 앞두고 불만이 큰 만큼 트러스 내정자는 우선 에너지 위기에 관해 대응방향부터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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