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 전략, 대중과 직접 소통 강화
기성 언론과 충돌 불가피…백악관 변화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미디어와 1인 미디어에 대한 접근을 대폭 확대하면서 백악관 출입 및 취재 환경이 변화할 전망이다. 기존 기성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 팟캐스터, 독립 뉴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며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새로운 미디어 정책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74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백악관 출입증 발급을 요청했다. 가장 먼저 출입 신청을 한 매체는 온라인 뉴스 플랫폼인 악시오스(Axios)와 보수 성향 대안 매체인 브레이트바트(Breitbart)였다.
뉴미디어 향한 백악관의 문호 개방… "미디어 환경 변화 반영"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통적인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모든 곳에서 공유하고 2025년 백악관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뉴미디어와 기존 언론이 함께 취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백악관은 수정헌법 제1조(언론 자유)를 강력하게 신뢰하며, 독립 언론인과 팟캐스트 운영자, SNS 인플루언서, 뉴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백악관 출입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설명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30세 미만 성인의 40%가 인플루언서를 통해 정치·시사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변화된 뉴스 소비 패턴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레빗 대변인은 기존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CHA)와 협력해 기존 언론사의 자리 배치를 유지하는 한편, 뉴미디어 전용 석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 간 충돌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미디어 기자들도 백악관 브리핑 참여… 보수 성향 매체에 기회 확대
2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첫 번째 질문권은 악시오스 소속 마이크 앨런 기자에게 주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워싱턴포스트(WP), 폴리티코 등을 거친 기성 언론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뉴미디어 기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기성 언론의 연장선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두 번째 질문권은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맷 보일 워싱턴 지국장에게 돌아갔다.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보수 성향의 대안 매체로, 수년간 백악관 브리핑에 참여했으나 공식적으로 자리 배정을 받지 못했던 곳이다. 보일은 "오늘은 실패한 기성 언론과 그들을 보호하는 기관들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는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기성 언론과의 갈등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확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CNN 등 전통 언론과의 불화가 깊으며, SNS 기반 1인 미디어와 보수 성향 대안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팟캐스터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젊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공략했고, 이는 선거 전략에서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역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200명 이상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초청해 전당대회 취재를 허용한 바 있다. NBC 또한 파리올림픽 보도를 위해 수십 명의 인플루언서에게 기자증을 발급하는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기성 언론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뉴미디어와 1인 미디어가 백악관 브리핑에 참여하게 되면, 기존 언론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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