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민기자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의혹 사건'의 장본인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전 내연녀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16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건 당시 윤씨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했다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씨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별개로 A씨의 무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관계 이후 사귀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가해자 관점에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다움'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것일 뿐"이라며 "원치 않는 성관계 이후 갑작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2년 11월 윤씨의 공갈·성폭행 등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취지의 허위 고소장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윤씨의 부인이 A씨를 간통죄로 고소했고, A씨는 윤씨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24억원가량을 뜯겼다며 맞고소장을 냈다.
A씨는 윤씨가 빚을 갚지 않으려고 2011년 말 자신에게 약물을 먹인 뒤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고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맞고소전이 벌어진 가운데 A씨는 윤씨가 가져간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찾아달라며 사업가였던 지인에게 부탁했는데, 이 승용차 트렁크에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 접대' 동영상이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윤씨의 강간 혐의는 불기소 처분하고, A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최근 대법원은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문제의 '별장 성접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됐다. 윤씨는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5년6개월과 추징금 14억8000여만원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